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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및 사회

삼성의 테일러 공장 일정 재연기…TSMC는 미국에서 질주 중

by mishika 2025.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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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2nm 및 3nm 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한 초대형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을 때, 많은 이들은 "TSMC를 겨냥한 야심 찬 한 수"라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2024년 가동 예정이었던 이 공장은 또다시 2027년 2월로 일정이 미뤄졌습니다.

반면, 대만의 TSMC는 아리조나에 세 번째 공장 건설까지 가속화하며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 반도체 패권 경쟁의 두 축이 명확히 갈리는 순간입니다.

삼성 테일러 공장, 또 한 번의 연기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은 애초에 170억 달러 규모로 발표되었고, 미국 내 최첨단 반도체 허브를 목표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정 변경은 단순한 지연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로 해석됩니다.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고객 주문 감소입니다. 미국 내 주요 파운드리 수요가 예상보다 낮았고, 이에 따라 계약자들의 철수와 현장 인력의 4분의 1 수준 축소가 이어졌습니다.

이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었던 2nm 및 3nm 칩은 삼성의 GAA(Gate-All-Around) 기술의 결정판으로 평가됐으나, 일정 변경으로 인해 기술 우위 확보 시점이 미뤄지게 된 것입니다. 이는 자연히 경쟁사인 TSMC와의 격차 확대라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TSMC, 미국 내 생산 능력 공격적 확장

반면 TSMC는 미국에서 전혀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Fab 21P(아리조나 제3공장)의 건설을 1년 이상 앞당겼고, 2024년에는 4nm 칩을, 2028년에는 2nm 이하 노드와 고급 패키징을 도입할 예정입니다.

특히 TSMC는 미국 세금 정책 변화에도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반도체 세금 재도입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설비 확장과 생산 일정 가속화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C.C. Wei 회장은 이미 “미국 내 생산 능력은 2025~2026년까지 완전히 예약되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고객사가 TSMC의 안정성과 기술력에 확고한 신뢰를 보이고 있음을 뜻합니다.

경쟁력, 지금이 갈리는 시점

삼성전자는 이번 테일러 공장 일정 재조정에 대해 "보조금과는 관계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시장은 TSMC와의 격차 확대에 더 큰 주목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2nm 경쟁은 단순한 기술 싸움이 아닌 미국 내 반도체 주도권을 좌우하는 핵심 전선입니다.

삼성의 GAA 기술이 실제로 TSMC의 핀펫(FinFET) 대비 성능 및 전력 효율 면에서 우위를 보인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시장에 더 빨리,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기업이 승자가 된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TSMC의 전략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결론: 기술이 아닌 일정이 경쟁력을 가른다

삼성은 여전히 강력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고, 테일러 공장도 미국 내 유일한 2nm GAA 공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하지만 수요 변화와 일정 불확실성, 그리고 TSMC의 공격적 확장은 삼성의 글로벌 파운드리 경쟁력에 경고등을 켜고 있습니다.

앞으로 2025~2026년은 반도체 시장에서 공장 가동 시점이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시기입니다. 삼성의 선택과 조정이 이 시기를 어떻게 넘길지,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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