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과 경쟁 구도
웨어러블 기기는 이제 단순한 액세서리가 아닙니다. 10년 전만 해도 ‘스마트워치’라는 개념은 생소했고, 운동 기록을 하거나 알림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스마트워치가 건강 관리, 결제, 보안 인증, 스마트홈 제어까지 맡으며 ‘손목 위의 스마트폰’으로 불립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웨어러블 기기 출하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왔습니다. 특히 헬스케어와 결합한 스마트워치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세그먼트 중 하나입니다.
이런 시장에서 삼성은 일찍이 갤럭시 워치 시리즈를 내놓으며 애플과 함께 프리미엄 시장을 양분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최신 통계 결과는 전혀 다른 현실을 보여줍니다.
2. 삼성의 성적표 – 2분기 점유율 6.5%
IDC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글로벌 스마트워치 출하량 자료에 따르면, 삼성의 점유율은 6.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했습니다. 특히 다른 글로벌 빅 플레이어들이 대부분 성장세를 기록한 것과 달리, 삼성은 주요 브랜드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보였다는 점이 두드러집니다.
이는 단순히 한 분기의 부진이 아니라, 삼성의 웨어러블 전략이 근본적으로 다시 점검되어야 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3. 라이벌 브랜드들의 약진
삼성이 4위로 밀려난 사이, 경쟁자들은 강력한 존재감을 보여주었습니다.
- 화웨이 – 20.2% (1위)
중국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유럽과 아시아 일부 시장에서도 빠르게 점유율을 늘렸습니다. 긴 배터리 수명, 자체 OS 기반 헬스케어 기능 강화가 성공 요인입니다. - 샤오미 – 19.3% (2위)
압도적인 가성비로 신흥국 시장을 석권했습니다. 100달러 이하 보급형 라인업이 특히 강세를 보였으며, 글로벌 온라인 판매 채널을 적극 활용했습니다. - 애플 – 15% (3위)
‘애플 워치’는 아이폰과의 강력한 연동성을 무기로 여전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킵니다. 헬스, 피트니스, 결제 등 다양한 기능을 iOS 생태계와 결합해 충성 고객을 확보했습니다.
이들과 비교하면, 삼성의 프리미엄 중심 전략은 오히려 발목을 잡았습니다.
4. 삼성의 갤럭시 워치 – 어디서 흔들렸나?
삼성은 2025년 여름, 갤럭시 워치8, 워치8 클래식, 워치 울트라를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디자인과 기능 모두 고급스럽게 진화했지만, 판매량은 기대를 밑돌았습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분석됩니다.
- 가격대의 한계
삼성은 대부분의 라인업을 프리미엄 영역에 집중했습니다. 반면 화 xc웨이와 샤오미는 50~150달러대 제품을 주력으로 내세워 대중적 접근성을 확보했습니다. - 차별화 부족
애플은 헬스케어 데이터를 아이폰·아이패드·맥과 연결해 ‘서비스 생태계’를 강화했고, 화웨이는 긴 배터리와 독자 센서 기술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삼성은 갤럭시 워치만의 뚜렷한 USP(차별화 포인트)를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 마케팅 메시지의 모호함
삼성의 글로벌 광고는 첨단 이미지에 치중했지만, 신흥국 소비자들에게는 ‘왜 갤럭시 워치를 사야 하는가?’라는 설득력이 약했습니다.
5. 3분기 이후 반등 가능성?
다만, 삼성에게 아직 기회는 있습니다.
삼성은 갤럭시 스마트폰·태블릿·버즈·링을 하나의 헬스·라이프스타일 생태계로 묶으려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갤럭시 링(Galaxy Ring)과의 연동, 삼성 헬스+AI 기반 서비스는 잠재력이 큽니다.
또한, 2025년 하반기에는 애플이 신형 애플 워치를 출시하면서 삼성 vs 애플의 정면 승부가 예상됩니다. 3분기와 4분기의 실적은 삼성이 반등할지, 아니면 ‘4위 굳히기’에 머무를지가 판가름 나는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
6. 한국 기업에게 주는 교훈
삼성의 이번 부진은 단순히 웨어러블 한 분야에서의 실패가 아닙니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기술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추고 있어도, 가격 전략과 현지화 마케팅이 부족하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기 어렵습니다. - 중저가 시장 무시의 대가
삼성은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했지만, 신흥국 소비자들은 가성비를 우선시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습니다. - 생태계 효과의 중요성
애플이 보여주듯, 단일 제품보다 ‘연결된 경험’이 소비자를 붙잡습니다. 삼성도 갤럭시 링, 스마트폰, 태블릿과의 통합 경험을 강화해야 합니다.
7. 결론 – 삼성,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현재 삼성의 글로벌 스마트워치 점유율은 6.5%에 불과하지만, 여전히 세계적인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관건은 ‘가격 전략’과 ‘차별화된 경험’입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보급형 모델을 적절히 배치해 시장을 넓혀야 합니다. 동시에 AI 기반 헬스케어, 배터리 혁신, 갤럭시 생태계 확장으로 소비자에게 분명한 이유를 제시해야 합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러한 변화를 실현한다면, 2026년 IDC 보고서에서는 다시 2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전략을 고수한다면, 웨어러블 시장에서 삼성의 위상은 점점 더 희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