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건 개요 – SAT vs 삼성, ‘이중 부가세’ 논쟁의 서막
2025년 11월, 멕시코 경제의 중심지인 치와와(Chihuahua)와 멕시코시티에서는 한 가지 이슈가 산업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멕시코 세무청(SAT)이 제기한 “이중 부가세(Doble IVA)” 논란입니다.
SAT는 삼성전자 멕시코 법인(Samsung Electronics México)을 포함한 24개 기업이 부가가치세(IVA)를 이중으로 공제받았다고 주장합니다. 세무청의 계산에 따르면, 이 논쟁에서 다투어지는 금액은 총 1만 6,000억 페소(약 1조 4,000억 원).
이 중 삼성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혀졌습니다.
멕시코 현지 언론 EL CEO에 따르면, 만약 삼성이 이 금액을 모두 납부한다면, 멕시코 내 6년치 순이익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즉, 단순한 세금 문제가 아니라 현지 경영 지속성 자체를 흔드는 재정 리스크로 번지고 있습니다.

2. IMMEX 제도의 구조와 문제의 발단
삼성전자가 이중 부가세 논란에 휘말린 핵심 배경은 IMMEX(수출 제조업 지원 프로그램) 제도에 있습니다.
이 제도는 외국 제조기업이 수입 원자재를 가공해 수출할 경우 부가세를 면제받는 구조로, 북미 자유무역망의 핵심 장치였습니다.
그러나 최근 SAT는 “일부 기업이 IMMEX 적용을 이유로 내수 거래까지 부가세 면제 혜택을 받았다”고 해석했습니다.
삼성 측은 이미 해당 부가세를 납부했거나, 환급이 정당했다고 주장하지만, 세무당국은 “이중공제”로 간주했습니다.
이 사안은 단순한 세금 기술 논쟁을 넘어 법 해석의 불일치로 번졌습니다.
즉, 제도는 그대로인데 세무당국의 해석이 바뀌면서 과거 거래가 소급 과세 대상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3. 추징액 규모 – 6년치 이익의 증발
삼성전자의 최근 3년 반 동안 멕시코 내 매출은 13조 3,000억 원 상당(172,949백만 페소)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6,867억 원 수준, 연평균 1,669억 원의 이익을 거둬왔습니다.
따라서 SAT의 요구대로 1조 원이 넘는 부가세를 납부하게 될 경우, 이는 6년치 이익 전체가 사라지는 충격입니다.
삼성전자의 멕시코 생산거점은 주로 디스플레이 모듈·스마트폰 조립·가전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어,
이번 세금 부과는 단순히 회계상의 손실이 아니라 운영·고용·공급망 전반의 구조조정 신호가 될 수 있습니다.

4. SCJN의 판단 – 단순한 소송이 아니다
현재 이 사안은 멕시코 연방대법원(SCJN)에 계류 중입니다.
10월 2일 심리가 예정되어 있었지만, 프로젝트 초안이 SAT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회의가 연기되며 불확실성이 커졌습니다.
멕시코 경제계 대표단인 코파르멕스(Coparmex)의 도밍고 루이스 로페스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탈세 문제가 아닙니다. 이미 납부된 세금을 또 내라는 것이며,
만약 SAT가 승소한다면 외국인 투자는 급속히 위축될 것입니다.”
이 발언은 곧,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체 IMMEX 참여 기업들의 철수 리스크를 경고하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5. 리스크 분석 – 공급망과 투자 연쇄 영향
이번 사건은 단순히 세금 문제가 아닙니다.
그 파급효과는 다음 세 가지 차원에서 분석됩니다.
| 구분 | 리스크 항목 | 영향 내용 |
| 재무 | 세금 납부로 인한 이익 급감 | 멕시코 법인 순이익의 6년치 손실 가능 |
| 운영 | 공장 운영 축소 및 구조조정 | 생산라인 감축, 고용 축소 리스크 |
| 전략 | 북미 투자 재조정 | 신규 투자 철회 또는 베트남·미국 이전 가능성 |
특히, 삼성 멕시코 공장은 약 5,000명의 직접 고용과 수천 개의 간접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번 논란이 장기화되면 멕시코 북부 지역의 고용 시장 불안정, 부품 수급 지연, 한국-미국-멕시코 3각 공급망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6. 한국 제조업에 주는 시사점
이번 분쟁은 단순히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멕시코 IMMEX 제도를 활용하는 LG, 현대, 기아, 파나소닉 등 한국계 및 일본계 기업 모두 같은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특히 미국의 ‘리쇼어링(Reshoring)’ 정책과 맞물려, 멕시코가 대체 생산기지로 부상한 상황에서 이러한 세무 리스크는 투자 이전 결정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현지 세법 해석·소급 과세 위험 관리, SCJN 판례 모니터링, 법무·회계 대응 체계 강화가
중장기적으로 필수 전략이 될 것입니다.
7. 결론 – 글로벌 세무 리스크 시대, 삼성의 선택
삼성전자는 멕시코 현지에서 “협상과 대화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결과가 SAT의 손을 들어줄 경우, 이는 멕시코 내 기업 신뢰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기업의 ‘법적 확실성(legal certainty)’은 투자보다 더 중요한 자산입니다.
만약 멕시코 정부가 그 확실성을 흔든다면, 삼성의 전략적 판단은 명확해질 것입니다.
“6년치 이익을 잃는 것보다, 새로운 시장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다.”
이번 분쟁은 결국, 세무당국의 자의적 해석이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훼손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로 기록될 가능성이 큽니다.
멕시코의 선택이 글로벌 기업의 신뢰를 잃을지, 되찾을지 — 그 답은 곧 SCJN의 판결이 말해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