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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

[삼성 베트남 생산 논란] "Made in Vietnam"의 기준, 이제는 명확히 해야 할 때

by mishika 2025.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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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제조된 삼성 휴대폰, 정말 '메이드 인 베트남'일까?

"삼성전자의 휴대폰은 베트남에서 생산됩니다."
이 문장, 얼핏 들으면 명확해 보이지만 최근 베트남 정부가 제기한 한 가지 질문이 이 단순한 진술을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로 "베트남에서 제조됐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2025년 7월 11일, 베트남 산업통상부 수출입부는 "국내 유통 제품의 베트남산 원산지 기준 수립"이라는 주제로 워크숍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인 논의가 아니라, 소비자와 기업, 그리고 국가 이미지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규범 설정 작업입니다.

 

워크숍 개최 배경: 왜 지금 원산지 기준인가?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대기업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두고 대규모 생산을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유통 제품에 대한 원산지 표기 문제는 그간 애매하게 방치되어 왔습니다.
베트남은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며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를 확립했지만, 정작 자국 내 시장에서 통용되는 ‘Made in Vietnam’의 기준은 아직까지 불명확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산업통상부 수출입부, 지방 정부, 관세청, 상공회의소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주제는 독일어 표현 그대로, "Austausch von Kriterien zur Bestimmung des vietnamesischen Ursprungs für im Inland in Umlauf gebrachte Waren", 즉 "국내 유통 상품의 베트남산 원산지 기준 교환"입니다.


핵심 발언: "삼성은 한국 브랜드, 베트남산 제품은 아니다?"

이날 주목을 받은 발언은 Trinh Thi Thu Hien 부국장의 발언이었습니다.

“삼성은 분명히 베트남에 가공 공장을 두고 있으나, 한국 브랜드로서의 제품이다. 베트남산 휴대전화라 할 수는 없다.”

이는 단순히 원산지 표기의 문제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과 국가 산업 정책의 충돌을 드러내는 대목이었습니다. 특히 베트남에서 삼성 제품은 ‘현지 생산품’으로 여겨져 왔는데, 정부 스스로 이 정체성에 대해 다시 검토하고 있는 셈입니다.

‘Made in Vietnam’의 조건: 어떤 기준이 적용될까?

베트남 정부는 다음과 같은 6가지 원산지 기준을 공식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기준 번호 명칭 및 설명
1 완전 생산 기준 (Reine Herkunft): 농업, 어업, 광업 등 베트남 내 자원 기반 완전 생산
2 베트남산 소재만 사용 (Produktion aus vietnamesischen Materialien)
3 핵심 공정 기준 (Grundlegende Änderungen): 수입 부품 사용 가능하나 세관 코드 변경 필수
4 단순 가공은 제외 (Einfache Verarbeitungsschritte): 포장, 라벨링 등은 인정 안 됨
5 15% 이하 원자재 외부 조달 허용 (CTC-Anforderungen)
6 예외 요소 (Faktoren, die nicht berücksichtigt werden müssen): 연료, 시험 장비 등 비포함
 

<베트남 원산지 기준 요약 및 삼성 제품 적용 가능성 분석> (영문 구성)


복잡한 현실: 베트남 내 원산지 기준은 ‘법적 공백 상태’

놀랍게도 베트남에는 수출입 상품에만 적용되는 명확한 원산지 기준이 존재하고, 국내 유통 상품에는 이를 적용할 법적 규정이 없다는 점도 이번 논의에서 부각되었습니다.

이는 베트남 국민들이 베트남에서 조립된 삼성 제품을 보고 ‘국산 제품’으로 인식하고 소비하는 현실과는 괴리가 있으며, 향후 법적 분쟁 및 소비자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삼성의 대응과 향후 방향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베트남 내 고용 창출, 수출 기여, 기술 투자 등의 면에서 막대한 공헌을 해온 기업입니다. 베트남 정부가 이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히 적용할 경우, 오히려 외국 기업 투자 유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Bui Thi Thuy Duong 부서장은 “원산지 기준은 산업군별로 유연하게 설계돼야 하며, 위험 구간과 브랜드 연계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결론: "Made in Vietnam", 표기 이전에 기준부터 정립해야

삼성 휴대폰이 베트남에서 생산되었느냐 아니냐는 단순한 질문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복합적인 이슈입니다.
브랜드와 국적, 생산 공정과 가치사슬, 소비자의 인식과 법적 기준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정부의 이번 원산지 기준 정립 논의는 단지 삼성만을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향후 글로벌 브랜드와 로컬 생산의 관계를 재정립하는 첫 단추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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