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다시 한번 세계의 시선이 틱톡(TikTok)을 향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바이트댄스(ByteDance)에 대해 “미국 내 사업 매각”을 요구하면서, 틱톡은 사실상 퇴출 위기에 놓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보지 않습니다. 그는 틱톡을 중국의 영향력 확산 도구로 인식하며, 이를 강력히 제어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대로 중국 정부는 “법과 규정에 따라 검토하겠다”며 미국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요구했습니다.
1. 틱톡 논란의 본질: 단순한 앱인가, 디지털 주권 전쟁인가
틱톡은 10대와 20대를 중심으로 전 세계 수억 명이 사용하는 글로벌 플랫폼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단순한 영상 앱을 넘어 안보·데이터·여론전의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미국 의회와 정보 당국은 틱톡이 중국 정부에 이용자 데이터가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를 꾸준히 제기해 왔습니다. 여기에는 ‘디지털 주권’이라는 개념이 핵심적으로 작동합니다.
미국은 틱톡이 수집하는 위치 정보, 관심사, 정치적 성향 데이터가 잠재적으로 국가 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주장을 과도한 정치화라고 규정합니다.
2.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계산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직접 틱톡 계정을 개설했다는 사실입니다. 2024년 대선 재집권 이후 그는 젊은 세대와의 소통 채널 확보가 절실했고, 틱톡은 그에게 새로운 정치 무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동시에 틱톡의 미국 내 매각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정치적 계산만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기술 견제의 일환으로 읽힙니다. 트럼프는 재임 내내 “미국 제조업 부흥”과 “중국 기술 봉쇄”를 양축으로 삼아왔습니다. 따라서 틱톡을 겨냥한 이번 조치는 미국 내 지지층 결집, 중국 견제, 빅테크 재편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라 할 수 있습니다.
3. 중국 정부의 대응: 대화와 협상 강조
중국 상무부는 “틱톡 문제를 법과 규정에 따라 검토하겠다”며 원칙론을 강조했습니다. 동시에 “상호 존중과 평등한 협의”를 통한 대화 해법을 미국에 촉구했습니다. 중국은 이미 2020년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틱톡 제재 시도를 막아낸 경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미국과의 고위급 협상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의도가 분명합니다.
그러나 상황은 과거보다 복잡합니다. 미국은 이제 단순한 대선 정치적 이벤트가 아닌, 중국 기술기업 전반에 대한 장기 견제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퀄컴, 엔비디아, 인텔 등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 규제로 막히는 상황과 마찬가지로, 틱톡 역시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의 일부로 묶여 있습니다.
4. 틱톡 매각 시나리오: 누가 인수할 것인가
만약 틱톡이 미국 내 사업을 매각해야 한다면, 누가 인수 후보가 될까요? 현재 거론되는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월마트, 메타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틱톡은 단순한 사업체가 아니라 알고리즘·데이터·브랜드 파워가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가 이를 쉽게 내줄 가능성은 낮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가 매각을 승인하려면, 인수자가 안보적으로 안전하다는 보증이 필요합니다. 결국 이는 기업 간 거래라기보다는 정치·외교적 협상 성격이 강합니다.
5. 글로벌 플랫폼 전쟁의 상징
틱톡 사태는 단순히 미국과 중국 간의 분쟁이 아닙니다. 이는 글로벌 플랫폼의 국적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라는 새로운 국제 규범의 시험대입니다.
- 미국의 입장: 자국민 데이터는 미국 기업이 관리해야 한다.
- 중국의 입장: 기업 활동을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
- 유럽의 시각: GDPR을 앞세운 개인정보 보호 규제 강화.
즉, 틱톡은 글로벌 차원에서 “데이터는 어디에 저장되고, 누가 통제하는가”라는 시대적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6. 한국에 주는 교훈
한국 역시 글로벌 빅테크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같은 기업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데이터 규제와 시장 압박을 동시에 받습니다. 특히 한국은 반도체·5G·AI 분야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깊숙이 얽혀 있어, 틱톡 사태는 단순히 구경꾼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기업들이 배워야 할 교훈은 명확합니다.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규제에 유연하게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7. 향후 전망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9월 17일 마감 시한은 단순한 날짜가 아닙니다. 이 시점까지 매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틱톡은 미국 앱스토어에서 퇴출될 수 있습니다. 물론 법적 소송이나 행정 명령 지연으로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번 사태가 단순히 틱톡의 운명을 넘어 미·중 디지털 패권 경쟁의 분수령이 된다는 점입니다. 틱톡이 살아남든, 매각되든, 퇴출되든 간에 글로벌 플랫폼 질서는 결코 예전과 같지 않을 것입니다.
결론
틱톡은 단순한 앱이 아닙니다. 그것은 데이터와 안보, 정치와 경제, 세대와 문화가 얽힌 국제 갈등의 상징입니다. 이번 사태는 21세기 디지털 전쟁이 어떤 방식으로 전개될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