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산업을 뒤흔드는 초대형 소송
2025년, 미국 AI 업계가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생성형 AI(GenAI) 분야의 신흥 강자 앤트로픽(Anthropic)이 직면한 저작권 집단소송이 그 주인공입니다. 이번 사건은 참여 가능 저자만 최대 700만 명에 달하며, 1인당 법정 손해배상 한도가 15만 달러에 이릅니다. 단순 계산만 해도 수천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위험이 존재하며, AI 업계와 미국 기술 경쟁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사건의 발단
이번 소송은 단 3명의 작가가 제기한 소송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집단소송(class action)으로 승인하며, 잠재적으로 지난 100년간 출판된 수백만 권의 책과 저작물이 소송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이 결정이 ‘급행 처리(warp speed)’로 이뤄졌다는 점입니다. 앤트로픽 측은 판사가 “50년 경력”을 근거로 집단 범위를 넓혔다고 주장하며, 엄격한 법적 검토 없이 진행된 절차라고 비판했습니다.
AI 업계의 우려
앤트로픽뿐 아니라 미국의 주요 기술 단체인 소비자기술협회(CTA)와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도 이번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소송이 단지 한 기업의 생존 문제가 아니라, 미국 AI 산업 전체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위축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저작권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기보다, 원고 측이 초대형 합의를 강요하는 ‘협상 압박’만 강화될 것입니다.”
AI 업계는 이번 사안이 미국의 글로벌 AI 주도권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과도한 소송 리스크로 인해 연구 개발 투자가 위축되면, 중국이나 유럽이 기술 리더십을 빼앗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저작권 집단소송의 구조적 문제
저작권 분쟁은 원래 개별 저작물 소유권 입증이 핵심입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수백만 권의 저작물이 포함된 경우, 다음과 같은 난제가 발생합니다.
- 저자 사망 및 상속 문제
일부 저자는 이미 사망했으며, 권리가 유족이나 여러 단체에 분산되어 있습니다. - 출판사 폐업 및 인수합병
과거 출판사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 권리 확인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 공동 저작물과 부분 권리 소유
학술서의 특정 챕터, 삽화, 사진 등만 별도의 권리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 고아 저작물 문제
권리자를 찾을 수 없는 ‘orphan works’가 대량 포함될 가능성이 큽니다. - 통지 비용
구글 북스 사례에서 권리자 식별을 위해 3,450만 달러가 소요된 전례가 있습니다.
앤트로픽의 반격
앤트로픽은 항소법원에 집단소송 인증 취소를 요청했습니다. 주된 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법원의 ‘엄격한 분석’ 부재: 판사가 객관적 자료 없이 경험에 의존
- 집단 구성의 불확실성: 누가 원고가 될지조차 명확하지 않음
- 재판 전 파산 가능성: 4개월 뒤 재판에서 패소 시 ‘수백억 달러’ 배상 부담
- AI 학습 방어권 침해: 과도한 압박으로 인해 정당한 법리 주장 포기 가능성
앤트로픽은 이번 판결이 “생성형 AI의 합법적 학습 범위를 사실상 재단하는 위험한 전례”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저작권 단체와 AI 개발자, 이례적 ‘공동전선’
흥미롭게도 일부 저작권 단체와 작가 단체도 이번 소송 방식에 반대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저자연맹(Authors Alliance), 전자프런티어재단(EFF), 미국도서관협회(ALA)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들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 개별 저작권 확인은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절차
- 일부 저자는 AI 학습에 찬성하지만, 집단소송은 반대 입장을 가진 대표자에게 권리를 맡기는 구조
- 소송 안내조차 받지 못하는 저자가 대다수일 가능성
결국, 이 사건이 진행되면 저작권 해석이 명확히 정리되기보다, 대규모 합의로 끝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향후 시나리오
- 항소법원이 제동
집단소송 인증 취소 → 개별 소송으로 분산 - 제동 실패
앤트로픽, 재판 전 대규모 합의 → 법적 선례 없이 마무리 - 정책개입
의회·저작권청이 ‘AI 학습의 합법 범위’ 규정 신설
결론 – AI 산업의 갈림길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저작권 분쟁이 아닙니다. AI가 기존 창작물을 학습하는 것이 어디까지 허용되는지를 가를 최초의 대형 판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의 기술 리더십, AI 연구개발 투자, 그리고 창작자 권리 보호라는 세 가지 축이 복잡하게 얽힌 만큼, 그 결말은 전 세계 AI 산업의 향방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