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 탭 S11을 공개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제품 자체의 성능, 디자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모두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부분이 논쟁의 중심에 섰습니다. 바로 제품명(네이밍) 전략입니다.
많은 소비자와 전문가들은 이번 태블릿 명칭이 다소 아쉽다고 평가합니다. 만약 삼성전자가 이번 제품을 ‘갤럭시 탭 S25’라고 불렀다면, 더 직관적이고 통일성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올까요?
1. 삼성의 네이밍 전략 변곡점 – 갤럭시 S20의 등장
2020년, 삼성은 갤럭시 S10의 후속작을 갤럭시 S11이 아닌 갤럭시 S20으로 출시했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히 숫자를 키운 것이 아니라, 출시 연도(2020년)와 제품명을 맞추는 전략적 전환이었습니다.
덕분에 이후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출시 연도와 모델명이 정확히 매칭되었습니다. 2021년에는 갤럭시 S21, 2022년에는 S22, 2023년에는 S23, 그리고 올해는 갤럭시 S25가 등장하면서 소비자는 이름만 보고도 언제 출시된 모델인지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방식은 소비자 편의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특히 교체 주기를 고려하는 사용자들은 모델명이 곧 출시 연도를 알려주기 때문에 구매 시점 판단이 쉬워졌습니다. 이는 삼성 브랜드 전략에서 매우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됩니다.
2. 태블릿만 여전히 ‘S11’인 이유
그러나 태블릿에서는 다른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삼성은 차세대 제품을 갤럭시 탭 S11이라 명명했습니다. 이는 스마트폰처럼 연도와 숫자를 맞추는 방식이 아니라, 출시 횟수 기반의 전통적인 체계를 고수한 것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은 기술적 기반을 공유하며 프리미엄 고객층을 타깃으로 한다는 점에서 사실상 같은 패밀리 라인업에 속합니다. 그런데 스마트폰은 S25, 태블릿은 S11이라는 이름을 쓰면, 두 제품이 같은 세대에 출시되었는지 소비자가 직관적으로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3. 만약 갤럭시 탭 S25였다면 얻을 수 있는 효과
삼성이 이번에 ‘갤럭시 탭 S25’라는 이름을 선택했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을까요?
- 브랜드 통합감 강화
–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동일한 숫자 체계로 묶으면 ‘갤럭시 S 패밀리’라는 이미지가 확실해집니다. - 출시 연도와 직관적 연결
– 2025년에 S25라는 이름을 쓰면, 출시 연도를 바로 연상할 수 있어 소비자 혼란을 줄입니다. - 마케팅 메시지 단순화
– “스마트폰은 S25, 태블릿도 S25”라는 슬로건만으로도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 경쟁사 대비 차별화
– 애플의 아이패드는 ‘세대명 + 연도’라는 복잡한 구조를 쓰는데, 삼성은 ‘숫자와 연도 일치’라는 간결한 방식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4. 브랜드 전략의 아쉬움 – 왜 통일하지 않았을까?
삼성이 왜 태블릿만 기존 방식을 유지했을까요?
여기에는 몇 가지 추측이 있습니다.
첫째, 태블릿 시장은 스마트폰에 비해 규모가 작습니다. 글로벌 점유율도 애플이 압도적으로 높고, 삼성은 2위 자리를 지키는 수준입니다. 따라서 삼성은 스마트폰처럼 공격적인 네이밍 변화를 줄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기존 충성 고객층의 혼란을 우려했을 수 있습니다. 이미 S7, S8, S9, S10을 써온 소비자들에게 갑자기 S25로 건너뛰면 세대감이 사라지고 혼란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입니다.
셋째, 폴더블과의 균형 문제입니다. 갤럭시 Z 폴드·플립은 현재 7세대에 불과합니다. 만약 태블릿이 S25로 점프한다면, 폴더블 시리즈와 숫자 체계 차이가 지나치게 커져 삼성 내부에서도 브랜드 정렬이 어색해질 수 있습니다.
5. 경쟁사 네이밍 전략과의 비교
삼성의 네이밍을 이해하려면, 경쟁사 사례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애플 아이패드: 숫자를 없애고 ‘아이패드 프로(연도)’ 형태로 단순화. 소비자는 연도를 확인해야 제품 세대를 알 수 있음.
- 화웨이·샤오미: 주로 숫자 연속성을 유지하며, 일부는 연도와 맞추기도 함. 하지만 글로벌 인지도는 삼성·애플보다 약함.
- 삼성 갤럭시 A 시리즈: 보급형 모델로, 숫자를 매년 하나씩만 올려 단순화. 하지만 플래그십처럼 연도 일치 전략은 사용하지 않음.
이를 보면, 삼성 스마트폰 전략은 업계에서 가장 직관적인 편에 속합니다. 그러나 태블릿은 여전히 ‘구시대적 네이밍’에 머물러 있는 셈입니다.
6. 소비자 심리에 미치는 영향
브랜드 네이밍은 단순한 숫자놀이가 아닙니다. 실제로 소비자 심리에 큰 영향을 주는 마케팅 요소입니다.
- 교체 주기 판단: 이름만 보고도 몇 년 된 제품인지 알 수 있어 구매 결정이 빨라집니다.
- 프리미엄 이미지: 숫자가 클수록 최신·고급이라는 인식이 강화됩니다.
- 경쟁사 비교: 애플 아이패드 프로 2024 vs 갤럭시 탭 S25라면, 후자가 더 직관적으로 최신성을 드러냅니다.
7. 한국 기업 관점에서 본 네이밍 전략
삼성전자는 단순한 글로벌 브랜드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핵심 기업입니다. 따라서 삼성의 브랜딩 전략은 곧 국가 이미지와도 연결됩니다. 일관된 네이밍은 한국 기술력의 신뢰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존재감을 키우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태블릿 명칭이 아쉬운 이유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브랜드 자립성과 글로벌 소비자 신뢰 확보라는 측면에서 놓친 기회이기도 합니다.
결론
갤럭시 탭 S11은 분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뛰어난 제품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름’만큼은 갤럭시 탭 S25였더라면 더 큰 마케팅 효과와 브랜드 통일감을 얻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삼성은 과거 스마트폰에서 과감한 도약을 선택해 성공을 거둔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태블릿에서도 같은 결단이 필요하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