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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기업

[삼성 위기] AI 시대에 뒤처진 한국의 거대 기업, 무엇이 문제인가?

by mishika 2025.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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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최근 실적 발표는 한국 사회와 글로벌 투자 시장 전체를 뒤흔든 사건이었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2조 7300억 원 규모로 전망했던 영업이익이 실제로는 4000억 원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한 기업의 부진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정체성에 직접적 파급력을 가지는 삼성의 특수성 때문에, 이번 사태는 한국 사회 전반에 커다란 경고음을 울리고 있습니다.

삼성, 국가와 동격으로 여겨진 존재

삼성은 단순한 기업 그 이상입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삼성 병원에서 태어나, 삼성 학교를 다니고, 삼성 아파트에서 살고, 삼성 제품을 쓰며, 삼성 TV를 본다”는 말이 우스갯소리처럼 회자됩니다. 이는 결코 과장이 아니라,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이 한국인의 일상에 얼마나 깊숙이 파고들었는지를 보여주는 표현입니다.

삼성은 전 세계 40만 명의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반도체, 가전, 건설, 조선, 금융까지 사업 영역이 국가 기반 산업과 맞닿아 있습니다. 특히 한국 수출의 약 20%를 홀로 책임지고 있어, 삼성의 흥망성쇠는 곧 한국 경제의 등락으로 직결됩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도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이 없는 한국은 스타와 펜라이트가 없는 블랙핑크 콘서트 같다”는 비유가 나올 정도로 삼성은 국가적 아이덴티티와 겹쳐 있습니다.

반도체 위기: 삼성의 뿌리를 흔드는 문제

삼성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반도체 부문 위기입니다. 그동안 삼성은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AI 시대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 AI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에서 뒤처지고 있습니다.

  1. 메모리 가격 폭락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D램과 낸드 가격이 떨어지면서, 메모리 강자의 장점이 오히려 수익 악화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2. AI 반도체 경쟁에서 밀림
    엔비디아와 AMD는 GPU 및 AI 가속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TSMC는 초미세 공정에서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며 글로벌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은 2 나노 GAA 공정에서 예상보다 늦은 진척을 보이며, 대형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3. 기술 격차 확대
    애플, 테슬라, 퀄컴 등이 차세대 칩 설계에서 파운드리 파트너로 TSMC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삼성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경쟁 구도가 아니라, AI 시대의 주도권에서 한국이 배제될 위험을 뜻합니다.

글로벌 경쟁사와의 비교

삼성의 위기를 더욱 두드러지게 만드는 것은 경쟁사들의 선전입니다.

  • TSMC: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 3나노와 2 나노 공정을 안정화하며 애플, 엔비디아, 퀄컴을 고객사로 확보. 대만 정부의 전폭적 지원 속에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으로 자리잡음.
  • 엔비디아: GPU뿐만 아니라 HBM 메모리와 AI 칩 설계까지 시장을 주도, 클라우드 기업 및 전 세계 AI 인프라 투자 붐의 최대 수혜.
  • 인텔: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고 반도체 자립 전략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
  • 애플: 자체 칩 설계를 통해 아이폰·맥북에 독자 생태계를 구축, 삼성 의존도를 줄이며 수직 통합 전략을 강화.

삼성은 과거 “메모리 왕국”의 명성을 지켜왔지만, 이제는 AI 칩과 시스템 반도체 경쟁에서 뒤처져 “시대의 흐름에 적응하지 못하는 거대 공룡”이라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국가적 파급효과

삼성의 위기는 단순히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 고용 충격: 삼성은 국내외에서 수십만 명을 직접 고용하고, 협력사까지 포함하면 수백만 명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칩니다.
  • 수출 의존 위험: 한국 수출의 5분의 1을 담당하는 삼성의 부진은 곧 무역수지 악화와 환율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 금융 시장 충격: 코스피에서 삼성의 비중이 큰 만큼, 주가 하락은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의 수익률에도 치명타를 가합니다.
  • 국가 이미지 훼손: 삼성은 곧 한국의 기술력 상징이었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후퇴는 한국의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삼성의 대응 전략

삼성도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습니다.

  1. 2 나노 공정 가속화
    평택, 화성, 미국 텍사스 테일러 공장에서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2. HBM4 및 AI 메모리 투자
    엔비디아, 구글, 테슬라와 협력하며 HBM4, 차세대 AI 메모리 공급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3. 글로벌 고객사 다변화
    애플, 테슬라, 퀄컴뿐 아니라 유럽의 자동차 반도체 수요, 일본·중국의 일부 팹리스와도 협력 확대를 모색.
  4. 비메모리 및 AI 전환
    “메모리 강자”라는 틀을 벗고, 시스템 반도체 및 AI 칩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대규모 연구 인력과 투자를 집중.

한국 사회가 직면한 질문

삼성의 위기는 곧 한국 사회의 선택을 요구합니다.

  • 삼성 중심 구조를 다변화하지 않고서는, 국가 전체가 ‘포스트 삼성’ 시대의 충격에 취약할 수 있습니다.
  • 동시에, AI 반도체와 차세대 기술에 국가 차원의 전략적 투자가 절실합니다.
  • 단순히 수출 의존도를 높이는 방식이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에서 한국이 빠지지 않도록 산업 구조를 재편해야 합니다.

결론

삼성의 위기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국은 AI 시대의 중심에서 멀어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 위기는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삼성과 한국이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에 맞춰 산업 전략을 재설계한다면, 다시 한번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야말로 “포스트 메모리 시대”를 준비하고, AI와 시스템 반도체를 통한 국가 경쟁력 재설계에 나서야 할 결정적 분기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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