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또 한 번 시장의 예상을 넘어섰습니다.
2025년 12월 12일, 삼성의 첫 트리플 폴딩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한국에서 정식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출시 가격은 약 2400달러 수준으로, 단순히 고가라는 표현으로는 부족한 수준이지만, 놀랍게도 판매 개시와 동시에 긴 줄이 형성되었고 초도 물량은 순식간에 완판 되었습니다.
이 장면 하나만 놓고 보면,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단순한 스마트폰이 아니라 기술력 자체를 소비하는 상징적 제품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공개한 수리 비용이 알려지면서, 이 혁신적인 제품을 손에 넣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내부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 1120달러
삼성전자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내부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은 약 1120달러 수준입니다. 이는 원화 기준으로 환산된 금액이며, 삼성 스마트폰 역사상 가장 비싼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으로 기록됩니다.
이 수치가 주는 의미는 단순합니다.
내부 화면 하나를 교체하는 비용이 최신 플래그십 바 타입 스마트폰 한 대 가격과 거의 동일하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이 금액이면 갤럭시 S25 울트라를 새로 구매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구조적으로 두 개의 힌지와 세 개의 패널이 정밀하게 결합된 형태입니다. 그만큼 내부 디스플레이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기술의 집약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 집약도가 곧바로 유지 비용으로 연결된다는 점입니다.
외부 디스플레이는 의외로 저렴
흥미로운 부분도 있습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외부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은 약 92달러로 책정되었습니다. 내부 화면과 비교하면 거의 극단적인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외부 디스플레이가 상대적으로 기존 플렉서블 기술과 유사한 구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됩니다. 다시 말해, 진짜 비용의 핵심은 내부의 다중 폴딩 디스플레이 구조에 집중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삼성의 절충안, 내부 화면 1회 반값 교체
삼성전자도 이 부담을 인지하고 있는 듯합니다.
공식 정책에 따르면, 갤럭시 Z 트라이폴드 구매자는 내부 디스플레이를 단 한 번에 한해 약 50퍼센트 할인된 가격으로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값 기준 수리비는 500달러를 훌쩍 넘습니다. 이 가격이면 국내 중급 스마트폰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새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계산기를 두드리게 되는 지점입니다.
그렇다면 정말 쉽게 고장 날까
여기서 중요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합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의 생산 공정과 테스트 과정을 이미 공개한 바 있습니다. 수십만 회 이상의 접힘 테스트, 다중 힌지 정렬 검사, 온도 및 압력 내구성 검증까지, 기존 폴더블보다 훨씬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었습니다.
공개된 제조 영상을 보면, 이 제품을 일상적인 사용 환경에서 쉽게 파손시키기는 상당히 어렵다는 인상을 줍니다. 즉, 수리비가 비싸다고 해서 곧바로 내구성이 약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문제는 사고입니다.
낙하, 비틀림, 이물질 유입과 같은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는, 그 어떤 고급 기술도 비용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가 던지는 메시지
이 제품은 분명히 대중형 스마트폰이 아닙니다.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삼성전자가 어디까지 접는 기술을 밀어붙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술적 선언에 가깝습니다.
높은 가격, 높은 수리비, 그리고 그에 상응하는 기술력.
이 삼박자는 소비자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제품은 조심해서 쓰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관리하며 사용하는 기기라는 점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시도는 한국 기업의 디스플레이 기술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기반이 됩니다. 당장은 비싸고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이러한 선행 기술이 결국 보급형 기술로 내려오는 구조를 우리는 이미 수차례 경험해 왔습니다.
결론적으로
갤럭시 Z 트라이폴드는 혁신의 가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제품입니다.
구매 비용뿐 아니라 유지 비용까지 감안할 수 있는 사용자에게 적합하며, 단순한 실용성보다 기술적 상징성을 중시하는 분들에게 어울립니다.
비싸다고 해서 실패한 제품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정도 비용 구조를 감수하면서도 완판을 기록했다는 사실이, 시장의 방향성을 조용히 말해주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