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가정에서 냉장고는 음식 보관의 '성지'로 통합니다. 누군가는 남은 피자를 넣고, 누군가는 유통기한 지난 소스를 어딘가에 밀어 넣으며 마음의 평안을 찾습니다. 하지만 냉장고는 정말 그렇게 안전할까요? 미생물학자 Oleksii Olmenchenko 교수는 냉장고 안에 도사리고 있는 세균의 위험에 대해 매우 유쾌하면서도 날카롭게 경고합니다.
냉장고는 세균의 쉼터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보통 냉장고에 들어간 음식은 '무조건 안전하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믿음이 오히려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올멘첸코 교수는 냉장고의 온도 조절이 적절하지 않을 경우, 세균이 마음껏 번식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특히 시장에서 산 소시지처럼 이미 박테리아가 잠복해 있을 수 있는 식품은, 낮은 온도에서만 그 성장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온도가 낮다고 다 안전한 건 아니다!
많은 분들이 '차갑다 = 안전하다'라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러나 이는 반만 맞는 말입니다. 세균은 냉장고의 차가운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는 리스테리아(Listeria)입니다. 이 세균은 부드러운 치즈, 훈제 연어, 미리 자른 과일, 산업용 샌드위치 등에서 발견될 수 있으며, 냉장 상태에서도 기승을 부립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5.3도는 너무 높다! 여름철 냉장고 온도 경계령
연구에 따르면, 많은 가정의 냉장고 평균 온도는 약 5.3도입니다. 그러나 식품 안전을 위한 권장 온도는 0도에서 5도 사이입니다. 여름철이 되면 냉장고 온도는 15도까지 상승할 수 있어 세균이 좋아하는 환경이 됩니다. 살모넬라, 대장균, 리스테리아 같은 세균은 7도 이상에서 활동을 시작하며, 이는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냉장고 구조와 사용 습관의 문제
최신 냉장고도 온도 측정은 한 지점에서만 이루어집니다. 문을 자주 열면 온도가 급격히 오르며, 냉장고가 75% 이상 가득 차면 공기 순환이 어려워져 냉기가 고르게 퍼지지 않습니다. 문 쪽에 민감한 제품을 보관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이곳은 온도 변화가 가장 심한 곳이기 때문입니다.
'냄새 테스트'는 이제 그만!
"냄새 안 나면 괜찮겠지?" 라고 생각하셨다면 이제 그 믿음을 버리셔야 합니다. 많은 세균은 맛이나 냄새로는 구별되지 않습니다. 특히 리스테리아는 증상이 없더라도 우리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세균입니다. 냉장고 문 고무 패킹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제대로 닫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소 2~3개월에 한 번씩은 대청소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냉장고가 우리의 식탁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파수꾼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올바른 사용법과 상식을 갖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냉장고에 넣었으니 안심'이라는 생각보다, '냉장고도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