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에서 이른바 '동전주'를 시장에서 완전히 걷어내는 작업이 실제로 본격 시작됐습니다. 한국거래소는 8월 12일, 주가가 1,000원에 못 미치거나 시가총액이 상장 유지 기준에 미달한 36개 종목을 한꺼번에 관리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부실기업을 신속하게 걸러내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한편, 실적을 내는 기업까지 주가만을 기준으로 퇴출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반발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기준으로, 어떤 기업들이 이번에 실제로 지정됐는지, 그리고 이 제도가 어떤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낳고 있는지 하나씩 정리해보겠습니다.
3줄 요약
1. 한국거래소는 8월 12일 주가·시가총액 미달을 이유로 36개 종목(유가증권 9개, 코스닥 27개)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했습니다.
2. 30거래일 연속 주가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코스피 300억 원, 코스닥 200억 원 아래로 떨어지면 관리종목이 되고,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됩니다.
3. NH투자증권 분석에 따르면 한계기업을 제외할 경우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은 4조 7,000억 원 늘고, 주가수익비율(PER)은 112.6배에서 31.3배로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많이 낳고 적게 죽는 시장에서, 이제는 적게 낳더라도 확실하게 걸러내는 시장으로. 코스닥이 맞이한 변화의 핵심입니다.
36개 종목, 어떤 기준으로 걸렸나
이번 조치는 정부가 지난 2월 발표한 '부실기업 신속·엄정 퇴출을 위한 상장폐지 개혁 방안'에 따른 것입니다. 지난달부터 본격 시행된 새 기준에 따르면, 주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 미만이거나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 300억 원, 코스닥시장 200억 원을 밑돌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됩니다. 이후 90거래일 동안 단 한 번도 45거래일 연속으로 기준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갑니다. 이번에 지정된 36개 종목 중 30개는 새로 관리종목이 됐고, 나머지 6개는 이미 관리종목이었던 상태에서 지정 사유가 추가됐습니다. 대영포장, 형지엘리트, 일신석재를 비롯해 CMG제약, 샤페론, 좋은사람들, 제이엠아이, 랩지노믹스 등이 주가 미달로 이름을 올렸고, SUN&L·한국전자홀딩스·국일신동·한탑 등은 시가총액 기준에 걸렸습니다. 온타이드와 형지글로벌, E8은 주가와 시총 요건을 동시에 충족하지 못한 경우입니다. 내년부터는 시가총액 기준이 유가증권시장 500억 원, 코스닥 300억 원으로 한 단계 더 높아질 예정이라, 앞으로 관리종목 지정 대상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숫자로 보는 '다산소사' 시장의 민낯
| 구분 | 내용 |
|---|---|
| 최근 20년 코스닥 신규상장·퇴출 | 신규 1,353개 vs 퇴출 415개 |
| 한계기업 제외 시 코스닥 영업이익 | 14조 1,000억 원 → 18조 8,000억 원 |
| 한계기업 제외 시 PER | 112.6배 → 31.3배 |
※ 한국거래소·NH투자증권 발표 자료 종합(2026년 8월 기준).
표에서 확인할 수 있듯, 지난 20년 동안 코스닥에 새로 상장한 기업은 1,353개에 달하지만 정작 시장에서 퇴출된 기업은 415곳에 그쳤습니다. 상장사 수는 계속 늘어나는데 경쟁력을 잃은 기업은 그대로 남아 있는 이른바 '다산소사' 구조가 오랫동안 이어져 온 셈입니다. 이런 구조가 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합니다. NH투자증권 이상준 연구원은 부실기업 퇴출이 가속화하면 코스닥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개선되며 지수가 1,000포인트 수준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상폐 탈출'을 위한 비상 대응, 그리고 반발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기업 가운데 15곳은 액면병합이나 감자를 위한 주주총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격을 인위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1,000원 기준을 넘기려는 시도입니다.
실제로 8월 13일 제이엠아이는 1주당 액면가를 1,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리는 5대 1 주식병합을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관리종목 지정 단계부터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한 기업도 등장했습니다. 거래소 내부에서는 올해 100곳 넘는 기업이 상장폐지 대상에 오를 가능성에 대비해 법적 대응 조직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이런 흐름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시장 변동성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옥석을 가려 필요한 구제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반도체주로 자금이 쏠리면서 중소형주가 실적과 무관하게 급락한 상황에서, 주가라는 획일적인 기준만으로 퇴출 여부를 가르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오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엄수진 연구원 역시 상장 유지를 위한 자구책 자체는 타당하지만, 연구개발 같은 본업 경쟁력 강화 대신 주식병합이나 계열사 간 합병처럼 주가를 일시적으로 부양하는 방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짚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다음 변수 — 코스닥 승강제
시장의 시선은 벌써 다음 단계로 향하고 있습니다. 하반기에는 코스닥 승강제의 구체적인 도입 방안이 발표될 예정인데, 이는 코스닥 상장사를 프리미엄·스탠다드 등 단계로 나눠 투자자 접근성과 시장 신뢰도를 높이려는 제도입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이르면 9~10월 발표되고 내년 상반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한투자증권 박우열 연구원은 승강제가 도입되면 최상위 등급인 '셀렉트' 종목으로 선별되는 기업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으며, 바이오 업종 비중이 높은 코스닥지수의 특성상 반등이 이뤄질 경우 바이오 업종이 특히 수혜를 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이렇게 동전주 퇴출과 승강제 도입이 맞물리면, 코스닥 시장은 부실기업을 걸러내는 동시에 우량기업을 우대하는 이중의 구조 개편을 겪게 되는 셈입니다. 두 정책이 같은 해에 함께 추진된다는 점에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몇 달간 발표될 세부 방안을 놓치지 않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정말 곧바로 상장폐지되나요?
아니요. 관리종목 지정은 상장폐지의 첫 단계일 뿐입니다.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45거래일 연속으로 기준(주가 1,000원 이상 또는 시가총액 기준 충족)을 회복하면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 기간 내내 기준을 회복하지 못했을 때 비로소 상장폐지 절차가 시작됩니다.
Q. 액면병합만 실행하면 관리종목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나요?
일시적으로는 기준을 넘길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법은 아닙니다. 액면병합은 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격만 높이는 방식이라 기업의 실제 가치나 실적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실제로 액면병합 이후에도 다시 주가가 하락해 동전주로 돌아간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 전문가들은 본업 경쟁력 개선 없는 병합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Q. 코스닥 승강제는 이번 동전주 퇴출 정책과 정확히 어떤 관계가 있나요?
직접적으로 같은 제도는 아니지만, 두 정책 모두 코스닥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려는 큰 흐름 안에 있습니다. 동전주 퇴출이 부실기업을 걸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면, 승강제는 우량기업을 등급별로 나눠 투자자들이 더 신뢰할 수 있는 시장 구조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결론 — 정리 이후가 진짜 시작이다
이번 36개 종목 관리종목 지정은 오랫동안 이어져 온 '다산소사' 구조를 실제로 바꾸겠다는 정부와 거래소의 의지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숫자로 나타난 사례입니다. 부실기업이 걸러지면 코스닥 지수 전체의 실적과 밸류에이션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한편, 일시적인 주가 급락만으로 실적 있는 중소기업까지 퇴출 위기에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액면병합 같은 임시방편이 아니라 본업 경쟁력을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앞으로 각 기업의 진짜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이며, 하반기 발표될 코스닥 승강제까지 더해지면 코스닥 시장 전체의 판도가 상당히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시장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일과, 그 안에서 진짜로 성장하는 기업을 정확히 가려내는 일은 서로 완전히 다른 숙제입니다. 이번 조치는 정확히 그 첫 번째 숙제를 향해 내딛은 발걸음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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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본문의 종목 지정 현황과 수치는 2026년 8월 12~13일 시점 기준이며, 이후 상황에 따라 관리종목 지정·해제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전문가 의견은 분석 시점의 개인 견해이며 확정된 팩트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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