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한 시대의 상징에서 불편한 유물로
한때 삼성 갤럭시 스토어(Galaxy Store)는 안드로이드 생태계 속에서 삼성 스마트폰만의 개성을 보여주는 공간이었습니다.
테마, 폰트, 워치 페이스, 그리고 타이젠 기반 스마트워치 앱까지 모두 이곳에서 관리할 수 있었죠.
그러나 2025년 현재, 갤럭시 스토어는 명확한 존재 이유를 잃어버렸습니다.
사용자들은 “업데이트가 안 된다”, “광고가 너무 많다”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 또한 “갤럭시 스토어는 더 이상 실질적인 가치가 없다”라고 평가합니다.
이 글에서는 삼성의 갤럭시 스토어가 왜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전략적 전환이 필요한지를 살펴보겠습니다.
1. 과거의 영광: 테마와 독점 콘텐츠의 시대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갤럭시 스토어는 삼성을 상징하는 콘텐츠 허브였습니다.
타이젠 스마트워치 시절에는 전용 앱과 워치 페이스를 제공했고,
스마트폰에서는 폰트 변경과 테마 꾸미기, 배경화면 다운로드가 가능했습니다.
특히 중국 시장처럼 구글 플레이 스토어 이용이 제한된 지역에서는
갤럭시 스토어가 안정적인 콘텐츠 공급망 역할을 했습니다.
이 시기만 해도 삼성은 자체 플랫폼을 통한 자급형 생태계를 구축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 전반에 머티리얼 유(Material You) 디자인이 도입되면서
갤럭시 스토어의 개인화 기능은 빠르게 빛을 잃었습니다.
2. 현재의 문제: 광고, 충돌, 불편함
요즘 갤럭시 스토어를 실행하면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앱이 아니라 광고입니다.
게임 프로모션이나 이벤트 팝업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하루에 한 번만 끌 수 있습니다.
다음 날이면 다시 새 광고가 나타납니다.
더 큰 문제는 업데이트 기능의 신뢰성입니다.
자동 업데이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플레이 스토어에서 받은 앱을 갤럭시 스토어가 관리하지 못합니다.
결국 사용자는 두 스토어를 오가며 같은 앱을 여러 번 업데이트해야 합니다.
이중 구조로 인해 사용자는 피로감을 느끼고,
삼성이 강조하는 통합형 사용자 경험(One UI)과도 어긋납니다.
3. 구조적 원인: 플랫폼 통제에 대한 집착
삼성이 갤럭시 스토어를 계속 유지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바로 플랫폼 통제력 때문입니다.
삼성은 하드웨어와 함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채널까지 직접 관리하려 했습니다.
이는 구글 의존도를 줄이고, 긴급 패치나 전용 서비스(Good Lock 등)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구글의 시스템은 이미 결제, 보안, 인증 등 전 영역에서 표준화되어 있었습니다.
삼성이 이를 독자적으로 대체하기에는 유지 비용이 너무 컸습니다.
결국 자립 생태계는 이상이었지만, 현실은 구글과의 통합으로 이어졌습니다.
4. 변화의 신호: 주요 삼성 앱들의 이동
삼성은 이미 주요 앱들을 플레이 스토어로 옮기고 있습니다.
삼성 노트, 시계 앱, 삼성 헬스, 갤럭시 웨어러블 등은 모두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업데이트됩니다.
이는 단순히 편의를 높이기 위한 조치가 아니라,
삼성이 내부적으로 앱 관리 체계를 통합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2~3년 내에 갤럭시 스토어는
보안 패치나 Good Lock 배포용 채널로만 남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5. 경제적 관점: 비용 대비 수익은 거의 제로
갤럭시 스토어는 매출 기여도가 미미합니다.
유료 테마나 폰트 판매가 줄어들고 있으며, 광고 외에는 수익 구조가 거의 없습니다.
시장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갤럭시 스토어의 운영비는 약 400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반면 테마 및 콘텐츠 매출은 약 90억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비용 대비 수익률은 25% 이하로 떨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삼성이 이런 비효율 구조를 장기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6. 사용자 관점: 단순함이 신뢰를 만든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여러 앱스토어보다 하나의 통합된 스토어를 선호합니다.
모든 업데이트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면, 사용자는 혼란을 겪지 않습니다.
삼성이 시스템 앱을 모두 구글 플레이 스토어로 이관하면
보안 패치 속도는 빨라지고, 관리 효율성도 높아질 것입니다.
특히 기업용 단말기 환경에서는 통합 관리가 보안 위험을 줄이는 효과를 가집니다.
7. 결론: 스토어의 시대에서 서비스의 시대로
갤럭시 스토어는 삼성의 자존심이자 실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산업은 이미 하드웨어 경쟁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클라우드, 구독형 서비스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삼성에게 남은 질문은
‘스토어를 유지할까?’가 아니라 ‘스토어 이후 무엇을 준비할까?’입니다.
사용자 경험의 단순화,
서비스 신뢰도 향상,
그리고 글로벌 표준과의 조화.
이 세 가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갤럭시 스토어의 역할이 끝나야 합니다.
8. 마무리: 자립과 개방의 균형
삼성의 기술력은 자립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립이 곧 고립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더 큰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구글과의 앱스토어 통합입니다.
갤럭시 스토어의 종료는 후퇴가 아니라
글로벌 표준으로의 진입이자,
서비스 중심으로의 진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