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수익 경고, 단순한 분기 실적 하락이 아니다
2025년 7월, 삼성전자는 2분기 가이던스를 발표하며 충격적인 수익 예측을 내놓았습니다. 예상 매출은 약 74조 원, 영업이익은 4.6조 원으로, 이는 2025년 1분기의 6.69조 원보다도 급감한 수치입니다. 더 심각한 건, 애널리스트들의 기대치였던 6.3조 원보다 훨씬 낮은 예측이라는 점입니다. 시장은 삼성의 발표 직후 냉각되었고, 주가는 즉각적인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HBM3e 메모리가 있습니다.
HBM3e, GPU 시대의 핵심이 되지 못한 삼성
HBM(고대역폭 메모리)은 GPU와 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특히 Nvidia의 Blackwell 시리즈와 같은 AI 전용 칩에는 HBM3e가 필수입니다. 문제는 삼성의 HBM3e가 Nvidia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삼성은 2025년 6월, Nvidia의 자격 검증을 세 번째로 실패했습니다. 다음 자격 검증은 9월로 미뤄졌으며, 시장에서는 "삼성의 HBM3e는 결국 물을 건넌다"는 냉소적인 평가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열과 전력 소비 문제, 그리고 고급 패키징 적합성의 불완전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경쟁업체들은 웃고 있다
지금 Nvidia와 손을 잡은 것은 SK 하이닉스입니다. HBM3e 시장에서 자격을 확보한 SK 하이닉스는 이미 Blackwell GPU에 채택된 상태이며, 마이크론도 12-High HBM3e를 AMD와 Nvidia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반면, 삼성은 AMD에 한정된 소규모 공급 기회를 기대하고 있을 뿐입니다.
업체 | 주요 공급 제품 | 고객사 | 자격 상태 |
삼성 | HBM3e (검증 실패) | 일부 AMD 가속기 | 3회 실패, 9월 재도전 예정 |
SK 하이닉스 | HBM3e (12-High) | Nvidia, AMD | 자격 확보 완료 |
마이크론 | HBM3e (12-High) | Nvidia (B300), AMD | 자격 확보 완료 |
삼성 CFO의 고백: "고객들이 수요를 연기하고 있다"
삼성의 CFO 박순철 부사장은 공개적으로 고객들이 삼성 HBM에 대한 수요를 '연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샘플은 제공되고 있지만, 실제 제품 성능이 Nvidia의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전력과 발열 문제가 주된 이유로 지목되며, 이는 GPU 패키징 공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HBM3e 실패 → 수익 하락 → HBM4 승부수?
삼성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HBM4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2025년 하반기부터 HBM4 생산을 시작해 2026년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HBM4는 더 높은 대역폭, 더 낮은 전력 소비, 더 작은 면적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메모리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간단하지 않습니다. HBM4는 CoWoS-2 및 FOPLP와 같은 고급 패키징 기술과 함께 작동해야 하며, TSMC와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삼성은 이 부분에서도 아직 TSMC만큼의 신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AMD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까?
AMD는 Nvidia에 비해 시장 점유율이 낮지만, HBM에 대한 의존도는 높습니다. Instinct 가속기 라인업은 5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이는 AMD 전체 데이터 센터 수익의 약 40%에 해당합니다. 삼성은 AMD에 HBM3e를 공급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 또한 시장 반전의 기회를 주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입니다.
결론: 진짜 위기는 지금부터다
삼성은 반도체 시장의 강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메모리 기술 경쟁, 자격 검증 실패, 고객 이탈, 수익 예측 하락이라는 복합적 위기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Nvidia가 선택하지 않은 HBM3e는 기술 실패를 넘어, 브랜드 신뢰도의 타격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2025년 9월, 삼성의 네 번째 Nvidia 검증 도전이 실패한다면, HBM3e는 완전히 시장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HBM4의 성공 여부에 따라 삼성 반도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