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업계에서 특허 소송은 늘 치열한 전쟁터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처럼 세계적 기술 리더 기업의 경우, 경쟁사나 특허 보유 기업들과의 분쟁은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국가 기술력과 산업 경쟁력까지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삼성 특허 분쟁 사례가 그 대표적 예시입니다.
2025년 8월, 미국의 대형 로펌인 브라운 러드닉(Brown Rudnick)이 모바일데이터테크놀로지(Mobile Data Technologies)를 대리하여 삼성전자 아메리카를 상대로 한 특허심판원(PTAB, Patent Trial and Appeal Board) 소송에서 전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이번 판결로 삼성의 특허 무효화 전략은 완전히 무너졌고, 관련 특허들은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서 본격적인 재판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삼성 특허 분쟁의 배경
모바일데이터테크놀로지는 삼성전자가 자사 특허 5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맞서 삼성은 특허 무효화라는 전형적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즉, 특허심판원(PTAB)에 총 10건의 IPR(Inter Partes Review, 당사자계 심판)을 신청하며 해당 특허가 무효임을 주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결과는 삼성에게 뼈아픈 패배였습니다.
- 7월 10일, 2건의 IPR 기각
- 8월 14일, 나머지 8건의 IPR 기각
즉, 삼성의 10건 전부 기각이라는 기록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브라운 러드닉의 전략과 승리
브라운 러드닉은 특허 소송 전문 로펌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사건에서도 에릭 로빈슨(Erick Robinson) 파트너를 중심으로 유진 고류노프, 제인 피아나, 이안 디베르나르도, 제이미 패트리지, 매튜 요크 파트너, 그리고 패트릭 던, 호마윤 라파티조 등이 합류하여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렸습니다.
이들은 PTAB 심리 과정에서 삼성의 주장을 철저히 반박하며, 모바일데이터테크놀로지가 보유한 5건의 특허가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했습니다. 그 결과 USPTO(미국 특허청)는 삼성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원고 측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삼성 특허 분쟁이 갖는 의미
이번 사건은 단순히 한 건의 소송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삼성 특허 분쟁은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법적 리스크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 미국 내 소송 리스크 증가
- 삼성은 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소송 건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특히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은 특허 소송의 ‘메카’로 불리며 원고에게 유리한 판결이 자주 나오는 곳입니다.
- 기술 자립성과 방어 전략 필요
- 중국, 미국, 유럽의 특허 괴물(NPE, Non-Practicing Entity)들이 한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 이번 사건 역시 글로벌 특허 전쟁에서 방어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습니다.
- 국가 기술력의 보호 문제
- 삼성의 특허 분쟁은 단순한 기업 문제가 아니라, 한국 기술 기업 전반에 걸친 위협입니다.
- 따라서 국가 차원에서도 지식재산권 보호 및 해외 소송 지원 전략이 필요합니다.
앞으로의 재판 전망
PTAB 단계에서 완전히 패배한 삼성은 이제 텍사스 동부지방법원 본안 재판에 집중해야 합니다. 모바일데이터테크놀로지가 승소할 경우, 삼성은 막대한 손해배상금은 물론 미국 내 판매 제한까지 직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삼성 역시 글로벌 소송 경험이 풍부하고 막강한 법무팀을 보유하고 있어 합의(settlement)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다수의 특허 소송은 최종 판결까지 가지 않고 합의금 지급으로 종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 기업에게 주는 교훈
삼성 특허 분쟁 사례는 다른 한국 기업들에게도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 사전 특허 조사와 등록 확대: 미국 시장 진출 전, 선제적으로 특허권을 확보해야 합니다.
- 글로벌 로펌과의 협업: 브라운 러드닉 같은 전문 로펌과의 협력은 소송에서 결정적 차이를 만듭니다.
- 기술 자립성 강화: 핵심 기술을 내재화하고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장기적으로 분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