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또 한 번 글로벌 전자 산업의 지형을 흔드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자회사 하만(Harman)이 세계적인 오디오 그룹사운드 유나이티드(Sound United) 인수를 공식적으로 완료한 것입니다. 이로써 하만은 기존에 보유한 JBL, AKG, 하만카돈에 더해,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라는 오디오계의 살아 있는 전설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했습니다.
이번 인수는 단순히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확보에 머무르지 않습니다. 삼성은 그동안 스마트폰, 반도체, 가전, 디스플레이 등에서 이미 세계 정상 자리에 올라 있었지만, 오디오 분야는 상대적으로 빈 공간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거래로 인해 삼성은 사실상 전방위 오디오 제국을 완성하며 애플·소노스 등과의 글로벌 경쟁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만, 그리고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의 의미
하만은 원래 자동차 오디오·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최강자로 출발했습니다. 벤츠, BMW, 아우디 같은 고급차 브랜드에 하만 오디오가 탑재되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업계의 상식이 되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하만은 자동차 시장을 넘어 소비자 오디오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했습니다. JBL의 블루투스 스피커, AKG의 헤드폰과 마이크, 하만카돈의 홈시어터 시스템이 대표적 예시입니다.
여기에 이번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가 더해지면서 하만의 브랜드 파워는 말 그대로 “완전체”에 가까워졌습니다. 데논은 AV 리시버와 앰프 분야의 독보적 브랜드이고, 마란츠는 하이파이 오디오의 정석으로 불립니다. 바워스 앤 윌킨스는 스피커 시장에서 전 세계 오디오파일들이 ‘꿈의 브랜드’라 부를 만큼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따라서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자동차 오디오–홈시네마–하이파이–개인용 오디오까지, 소비자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360도 오디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의 전략적 시너지: 오디오와 IT 생태계의 융합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2016년 당시, 많은 전문가들은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와 IoT·스마트 기기의 융합 가능성을 주목했습니다. 이번 사운드 유나이티드 인수는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 스마트폰과 오디오
삼성 갤럭시 시리즈는 하만 브랜드의 오디오 튜닝을 이미 적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데논·마란츠의 앰프 기술, 바워스 앤 윌킨스의 음향 철학이 갤럭시 기기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 가능성이 큽니다. 이는 애플이 아이폰과 에어팟·홈팟을 통해 자사 오디오 생태계를 확장한 전략과 유사하지만, 삼성은 훨씬 더 폭넓은 브랜드 자산을 보유하게 된 셈입니다. - TV와 홈시네마
삼성은 전 세계 TV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입니다. QLED·Neo QLED·OLED TV가 최고의 화질을 자랑하는 만큼, 여기에 바워스 앤 윌킨스 스피커나 데논 앰프가 결합된다면 삼성 TV는 단순한 디스플레이를 넘어 프리미엄 홈시네마의 완성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 스마트홈·IoT
삼성은 스마트싱스(SmartThings)를 통해 스마트홈 플랫폼을 이미 구축했습니다. 여기에 하만의 사운드 유나이티드 브랜드가 더해진다면, 단순한 음향 기기를 넘어 스마트홈 허브, 보이스 어시스턴트, AI 기반 음향 최적화 솔루션으로까지 확장될 수 있습니다. - 전기차·자율주행차
하만의 본진은 여전히 차량용 오디오·인포테인먼트입니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가 본격화되면 차량 내부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이동형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변모합니다. 이때 바워스 앤 윌킨스나 데논·마란츠의 기술이 적용된 오디오는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합니다. 테슬라, 루시드 같은 전기차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삼성이 오디오를 무기로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글로벌 오디오 시장 구도 변화
글로벌 오디오 시장은 크게 세 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 애플: 비츠(Beats) 인수 이후 에어팟·홈팟을 통해 모바일 중심 오디오 생태계 강화
- 소노스(Sonos): 프리미엄 무선 스피커 시장의 강자
- 삼성(하만): 차량·홈시네마·하이파이·모바일 오디오까지 전방위 확장
이번 인수로 삼성은 단순한 추격자가 아니라,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로 올라섰습니다. 특히 하만은 전문 오디오 엔지니어와 기술 인력을 흡수해왔기 때문에, 브랜드 인수는 곧 기술력 강화로 직결됩니다.
대한민국 기업인 삼성이 이러한 글로벌 인수를 통해 산업 자립성과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이어 오디오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브랜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삼성은 단순한 가전 제조업체를 넘어 미래형 라이프스타일 제국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소비자에게 어떤 변화가 올까?
- 갤럭시와 프리미엄 오디오의 결합
앞으로 출시될 갤럭시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에는 데논이나 마란츠의 음향 기술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단순히 “튜닝” 수준을 넘어, 실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설계에까지 오디오 브랜드의 철학이 녹아들 수 있습니다. - 삼성 TV와 홈시네마 세트
삼성이 출시하는 프리미엄 TV와 함께 데논 AV 리시버, 바워스 앤 윌킨스 스피커가 공식 번들 세트로 판매될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별도의 조합 고민 없이 완벽한 홈시네마 패키지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 자동차 오디오 경험 업그레이드
BMW, 벤츠 같은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에서 바워스 앤 윌킨스 시스템이 탑재된 사례는 이미 존재합니다. 앞으로는 삼성·하만의 영향력 아래에서 전기차·자율주행차의 표준 오디오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삼성이 이번 인수로 얻게 될 가장 큰 이익은 브랜드 가치와 기술적 신뢰성입니다. 오디오 업계의 전통과 혁신을 모두 대표하는 브랜드들을 한데 모아둔 그룹은 전 세계적으로 삼성 하만이 사실상 유일합니다.
향후 5년 안에 삼성은
- 스마트폰·TV·스마트홈 오디오 통합 플랫폼 구축
- 전기차 시장용 오디오 표준 제안
- AI 기반 음향 분석·개인 맞춤형 오디오 제공
등을 추진하며 글로벌 오디오 시장의 판도를 재편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