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의 자존심이라 불리던 삼성 SDI가 대규모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에 나섰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주문 관리 효율화와 글로벌 점유율 확대를 위한 전략이라 하지만, 그 배경에는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무서운 성장세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CATL, BYD 같은 중국 기업들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장악하며, 한국 기업들의 가동률은 50%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1. 삼성 SDI의 위기와 구조조정 배경
2025년 상반기 삼성 SDI는 유럽 공장이 30~40% 가동에 그쳤고, 미국 내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 역시 60% 미만의 가동률을 기록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2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위기감이 고조됐습니다.
이에 삼성 SDI는 기존에 각 배터리 제품군별로 나뉘어 있던 영업·전략 조직을 CEO 직속 단일 조직으로 통합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인력 재배치가 아닌,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상대로 패키지 공급 계약을 따내기 위한 강경 전략입니다.
2. 최주선 CEO의 리더십 카드
삼성 SDI의 개편 중심에는 62세의 최주선 CEO가 있습니다. 그는 삼성전자에서 메모리 개발과 전략 마케팅, 삼성디스플레이 CEO 등을 역임하며 실적 반등을 이끈 경영자입니다.
특히 OLED 시장 점유율을 7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글로벌 독점 구도를 만든 장본인으로 평가됩니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배터리 업계에서도 그의 위기 돌파 능력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3. 중국 공세와 한국 배터리 3사의 고민
문제는 중국발 공급 과잉입니다.
- CATL, BYD는 자국 내 보조금과 원재료 경쟁력을 무기로 글로벌 전기차 업체에 대량 공급 계약을 체결.
- 한국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는 고급형 배터리에 집중했으나, 전기차 시장의 저가형 세그먼트 확대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실제로 삼성 SDI는 최근 보급형 LFP 배터리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며 중국식 ‘물량 공세’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4. 향후 전략 – EV와 ESS 동시 공략
삼성 SDI는 전통적으로 고급 전기차 배터리에 집중했으나, 이번 개편 이후에는 시장을 넓히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 EV 분야: 46mm 원통형 배터리를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기업에 공급, 북미 스타트업과 상용차 배터리 계약 협상 진행.
- ESS 분야: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 공장 일부 라인을 ESS 전용 생산으로 전환, 2025년 4분기부터 양산 시작 예정.
5. 한국 배터리 산업의 향후 전망
삼성 SDI의 구조조정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국 배터리 산업 전체가 중국과의 ‘체급 차이 싸움’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줍니다.
- 중국은 물량과 가격,
- 한국은 기술과 품질로 승부해야 하는 구조.
결국 국가 기술력과 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하지 못한다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삼성 SDI가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제2의 OLED 성공 신화를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