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결말 스포일러 없음)
철로 옆 작은 새집 모양의 은신처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다미안은 다정하고 순수한 성격의 소년으로, 성인들의 세상에서 이해받지 못하는 꿈 많고 상상력이 풍부한 인물입니다. 어느 날, 다미안은 기차가 지나가는 틈에 신비하게 나타난 커다란 가방 속 현금 뭉치를 발견합니다. 영국이 유로화로 전환하기 직전의 시점이라, 이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는 더욱 복잡한 문제가 됩니다.
다미안은 이 막대한 돈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 쓰고 싶어 하지만, 형인 앤서니는 현실적이고 실리적인 방법으로 돈을 이용하려는 계획을 세웁니다. 두 형제는 부모를 잃은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아버지와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일상 속에 뜻밖의 부를 안게 되어 혼란과 흥분을 동시에 느낍니다. 하지만 거액의 현금이 주는 기쁨 이면에는, 도난이나 악당의 표적이 될 위험도 도사리고 있습니다.
한편 다미안은 성인들의 환영을 보며 그들과 대화하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 이 신비하고 종교적인 환상들이 영화에 동화적이고 영적 분위기를 가미합니다. 다미안은 돈을 어디에 써야 옳을지 고민하며, 선행을 실천하고 주변 사람들을 돕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반면 앤서니는 학교 친구들과 쇼핑을 즐기고, 현실적인 이익을 챙기려는 태도를 취합니다. 둘의 시각 차이가 형제 관계에 갈등을 일으키지만, 동시에 영화의 주요 드라마를 형성합니다.
이 거액의 돈이 결국 어떤 파장을 불러오는지, 그리고 다미안과 앤서니의 선택이 어떠한 결말을 맞이하는지는 영화를 직접 통해 확인하시길 추천합니다. “어린 소년에게 막대한 돈이 주어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라는 질문을 매개로, "Millions"는 가족애, 이웃 사랑, 윤리와 믿음에 대해 관객에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안겨줍니다.
등장인물: 순수함과 현실감각이 충돌하는 가족과 주변인
다미안 (Alex Etel 분)
가장 중요한 시선을 제공하는 어린 소년으로, 어머니를 잃은 뒤에도 희망과 친절을 잃지 않은 채 살아갑니다. 부를 대하는 그의 태도는 매우 이타적이고 순진무구한 면을 보여주며, 주변 인물과는 다른 각도에서 세상을 바라봅니다. 성인들과 대화하는 환상을 보고, 그들에게서 조언을 받기도 하며 자신만의 의로운 방법으로 돈을 쓰고자 고민합니다.
앤서니 (Lewis McGibbon 분)
다미안의 형으로, 동생과 달리 실리적이고 현실 지향적입니다. 발견한 돈을 최대한 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사용하려고 하며, 일상 속에서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는 발상을 적극적으로 펼칩니다. 다미안과 형제이지만 돈에 대한 시각이 상반되면서 갈등과 협업을 동시에 보여주는 캐릭터입니다.
로니(아버지, James Nesbitt 분)
아내를 잃고 두 아들을 돌보며 새로운 집과 환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가족을 지키려 애쓰지만, 갑작스러운 돈 문제로 고민이 깊어집니다. 아버지로서 아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책임감과, 이 돈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감정이 교차합니다.
주변 어른들(이웃, 학교 선생님 등)
새로 이사 온 지역에서 다미안과 앤서니를 바라보는 시선이 다양합니다. 어떤 사람은 호기심을 보이고, 또 어떤 이들은 돈 냄새를 맡고 이익을 취하려 들며, 아이들의 순수함과 구체적인 현실 욕망이 맞닥뜨리는 작은 충돌이 이뤄집니다.
의문의 인물(강도 혹은 비밀스러운 존재)
영화 속에서 실제로 이 돈이 어디서 왔는지, 누구의 돈이었는지와 관련해 미스터리한 인물이 나타나 위협을 가합니다. 이로 인해 두 형제의 모험은 단순한 ‘부자가 된 아이들’ 스토리를 넘어, 스릴과 긴장감을 동반한 사건으로 확대됩니다.
총평: 어린이의 순수한 시선에서 바라본 돈과 나눔, 그리고 가족애
“Millions”는 영국식 감성과 특유의 유머를 잔잔하게 깔고 있으며, 대니 보일 감독 특유의 감각적 연출이 돋보입니다. “거액의 돈”이라는 흥미로운 소재가 초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게 떨어졌을 때 벌어지는 해프닝을 통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가치와 역할을 냉정하게 되돌아보게 만듭니다.
특히 다미안이 진심으로 좋은 일을 하고자 하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겪는 현실의 벽은 관객으로 하여금 ‘선행이란 무엇인지’, ‘돈이 행복을 보장해 주는지’를 고민하게 합니다. 신앙이나 윤리, 그리고 남을 돕는 행위가 잔잔하고도 감동적으로 표현되어, 가족 영화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아이들의 연기도 인상적이고, 영국 교외 풍경이 주는 따뜻한 색감 또한 영화를 한층 아름답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Millions"는 어린 시선으로 바라본 돈과 소통, 그리고 가족 간의 유대, 이웃과의 관계 등을 다루며, 현실적인 문제와 동화적 순수함이 절묘하게 결합된 수작입니다. 대니 보일의 다른 작품보다 한층 부드러운 톤으로 이야기를 이끌어 가지만, 그 안에 녹아 있는 메시지는 누구에게나 곱씹을 의미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