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미국 정부는 엔비디아(Nvidia)의 H20 AI 칩에 대한 중국 판매를 공식 승인했습니다. 이 결정은 단순한 부품 수출을 넘어, 반도체 산업 전반에 중대한 변화를 일으킬 파급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삼성과 HBM 시장의 기회 확대라는 중요한 이슈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H20 칩의 본질: 왜 중국에서 주목받는가?
H20은 본래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H100 및 H200 시리즈에서 파생된 제품으로, 미국 정부의 수출 통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성능이 제한된 버전입니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해당 칩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형 인터넷 기업 및 데이터 센터 업체들은 AI 추론 연산과 대규모 LLM 운영을 위해 H20에 주목하고 있으며, 승인이 떨어지자마자 대량 주문이 쇄도하고 있습니다.
삼성에게 돌아오는 기회: 부품 공급의 역할
H20 칩이 본격적으로 양산 및 공급에 들어가면서, 해당 칩에 필요한 HBM(고대역폭 메모리), PMIC, 인터포저 등의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에게 직접적인 수익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은 HBM3 및 HBM3E 제품을 일부 공급하고 있으며, H20이 중국 AI 시장의 ‘기본 AI 칩’으로 자리 잡을 경우, 삼성 반도체의 수익 확대가 기대됩니다.
- 삼성전자의 고속 인터포저 기술
-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CoWoS 패키징 대응 가능성
- 메모리 사업부의 HBM 라인 증설
이 모든 요소들이 H20의 성공과 맞물리면서 삼성의 시장 입지를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국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HBM, 다시 한 번 주인공이 되다
Nvidia H20은 성능이 낮춰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없이는 작동 효율을 극대화할 수 없습니다. 그만큼 HBM은 AI 칩의 병목 현상을 해소해 주는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항목 | 설명 |
HBM3 | H20의 주요 탑재 메모리 |
전송속도 | 최대 819GB/s |
장점 | 저전력, 고속 데이터 병렬처리 |
주요 공급사 |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
중국 내 수요 급증에 대비해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미 HBM 생산 능력 확충에 착수했습니다. 이들은 2025년 하반기부터 HBM3E 및 HBM4 라인의 상업화를 동시에 추진 중입니다.
<H20 Chip Approval: Impact on AI Memory Supply Chain> (영문)
시장 반응: Nvidia의 ‘대타’가 아닌 ‘전략 제품’
H20은 단순한 규제 회피용 제품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국형 AI 인프라에 맞춰 설계된 전략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 미국과 유럽에서는 고성능 AI 훈련용 GPU가 주류
- 중국은 데이터 처리와 추론용 AI 칩 수요가 압도적
- 이에 H20은 ‘딱 필요한 만큼’의 성능과 가격을 갖춘 이상적인 제품
이러한 반응은 곧바로 Nvidia의 실적 전망을 끌어올렸고,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도 Nvidia 주가가 하루 만에 4.2% 상승했습니다. 동시에 경쟁 업체들의 전략 수정도 불가피해졌습니다.
경쟁사의 고민: 따라가느냐, 우회하느냐
Nvidia의 H20은 AMD와 인텔, 중국 현지 AI 반도체 스타트업에게 새로운 압박을 주고 있습니다.
- AMD는 MI300 시리즈의 가격 조정 압박
- 인텔은 Gaudi 시리즈의 가격경쟁력 강화 시도
- 중국의 자체 AI 칩 개발 업체들은 사양 상향 계획 재검토
특히 중국 내 파운드리 기업들과 공동 설계 중이던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Nvidia 생태계로 다시 복귀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삼성의 전략적 수혜 가능성
이번 사태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미국 정부의 규제가 ‘삼성에게는 반사이익’이 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 Nvidia는 미국 기준에 맞춰 H20을 제작 → 삼성은 규제 회피와 무관하게 부품 공급 가능
- 중국 시장 확대 → 삼성의 패키징, 메모리, 공정 수요 증가
- Nvidia와의 관계 강화 → 향후 Grace-Next나 Blackwell 차세대 칩의 기회 가능성
즉, 이번 H20 승인 소식은 삼성에게 단순한 부품 납품 이상의 전략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칩 하나가 바꾼 질서
Nvidia의 H20 승인은 단순한 제품 출시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는 미국의 기술 규제, 중국의 수요, 한국의 제조 역량이 교차하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한 축입니다.
삼성은 이번 기회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위상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메모리 기술과 공급망 유연성이라는 한국만의 경쟁력이 자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