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신흥강자, Groq의 유럽 진출 선언
2025년 7월, AI 반도체 스타트업 Groq(그로크)가 핀란드 헬싱키에 첫 유럽 데이터 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AI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는 신생 강자의 야심을 보여주는 선언이었습니다. 특히 삼성과 Cisco(시스코)라는 거물들의 투자를 받는 Groq의 움직임은 Nvidia의 지배력을 흔들려는 본격적인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Groq는 GPU 대신 자체 개발한 LPU(Language Processing Unit) 칩을 통해 AI 추론 처리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하며, "훈련이 아닌 실사용에서 빠르고 저렴한 AI"라는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웁니다.
헬싱키를 선택한 이유: 추운 날씨와 녹색 전기
Groq가 헬싱키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지리적 확장이 아닙니다. 북유럽은 AI 기업에게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 서늘한 기후: 서버 냉각 비용 절감 → 연간 수백만 달러의 에너지 비용 차이
- 풍부한 재생 가능 에너지: 핀란드는 수력과 풍력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전력망을 갖추고 있음
- EU 내 법적 안정성: 유럽 내 데이터 처리·보관 규제에 유리한 지리
이는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기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전략적 선택입니다.
“AI도 이제 국적이 중요해졌다” – AI 주권 시대의 개막
Groq의 헬싱키 진출은 단순한 물리적 확장이 아니라 ‘AI 주권’이라는 새로운 흐름에 대한 대응입니다. 유럽연합은 GDPR, DSA 등 데이터 주권을 강화하는 법제를 잇따라 도입하고 있으며, 데이터는 반드시 유럽 내에서 저장·처리되어야 합니다.
이는 미국 기술기업에게 불리하지만, Groq는 아예 인프라를 유럽에 설치함으로써 이를 해결한 셈입니다.
전략적 파트너: Equinix와의 시너지
Groq는 세계 최대의 중립적 인프라 제공업체인 Equinix(이퀴닉스)와 협력합니다. Equinix는 아마존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과 직접 연결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어, Groq가 제공하는 AI 추론 서비스를 단 몇 초 만에 전 세계로 배포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이는 Groq의 핵심 전략, 즉 “빠르게, 싸게, 더 많은 곳에”를 실현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합니다.
<Groq vs Nvidia: AI 추론 처리 전략 비교>
| 항목 | Groq | Nvidia |
| 주요 제품 | LPU (언어처리 전용 칩) | GPU |
| 최적화 대상 | AI 추론 | AI 훈련 |
| 가격 경쟁력 | 상대적으로 저렴함 | 고가의 HBM 의존 |
| 배포 속도 | 매우 빠름 | 복잡한 설정 필요 |
| 전력 효율성 | 고효율 LPU 설계 | 고열, 냉각비용 증가 |
| 유럽 시장 대응 | 지역 데이터 센터 운영 | 미국 본사 중심 |
| 전략 | 경량·속도·국지화 | 고성능·범용성 |
HBM 없는 AI 칩? – Groq의 ‘다른 길’
Groq가 Nvidia와 가장 다른 점은 HBM(고대역폭 메모리)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HBM은 AI 훈련에 있어 매우 빠른 데이터 처리에 필수지만, 가격이 매우 비싸고 공급망도 불안정합니다. Groq는 HBM 대신, 저렴하고 안정적인 메모리 구성을 통해 AI 추론 처리에 최적화된 LPU를 개발했습니다.
그 결과, Groq는 클라우드 기업, 통신사, IoT 기업 등 대규모 훈련보다 빠른 실행을 원하는 고객층에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의 투자, 단순한 재정 지원일까?
삼성이 Groq에 투자한 배경에는 단순한 금전적 이익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자사 반도체, 특히 HBM·HBM-PIM·HBM3E 제품에 집중하는 동시에, LPU처럼 경량화된 AI 칩 시장에 대한 간접 포트폴리오 분산 전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래 AI 칩 시장이 훈련용·추론용으로 갈라질 가능성에 대비한 전략입니다.
Groq의 글로벌 확장 전략
Groq는 이미 미국, 캐나다, 사우디아라비아에 데이터 센터를 운영 중이며, 이번 핀란드 진출은 그들의 첫 유럽 거점이자 28억 달러 규모 기업의 글로벌 전략의 핵심 분기점입니다.
앞으로 유럽 내 AI 추론 서비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Groq의 빠른 배치는 시장 선점의 강력한 무기가 될 것입니다.
결론: Groq, AI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다
Groq는 거대 GPU 기업인 Nvidia에 맞서 ‘속도·효율성·가격’이라는 세 가지 축을 무기로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AI 주권이라는 시대 흐름, 북유럽의 환경적 강점, 그리고 삼성의 뒷받침이 더해지며, Groq는 이제 AI 추론 시장의 실질적인 경쟁자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삼성의 ‘기술 분산 투자’와 Groq의 ‘차별화된 전략’이 만난 지금, 이 스타트업이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