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도 자격 있어." 지난 7월 1일 유튜브에 새롭게 올라온 4분 30초짜리 노래 한 곡이, 삼성전자 내부의 골 깊은 갈등을 세상에 널리 알렸습니다. 반도체 부문 직원이 최대 6억 원을 받을 때, 스마트폰과 가전을 만드는 부문 직원은 600만 원어치 자사주만 받게 된 현실을 담은 이 노래는 닷새 만에 조회수 3만 회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8월 21일, 이 갈등은 서초사옥 앞 집회와 삭발식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역대급 실적을 내는 삼성전자에서, 정확히 왜 이런 내홍이 갈수록 더 커지고 있는지 하나씩 자세히 정리해보겠습니다.
3줄 요약
1. 지난 5월 임금협상 잠정합의에 따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특별성과급을 포함해 최대 6억 원을, 스마트폰·가전을 담당하는 DX부문 직원은 위로금 성격의 자사주 600만 원어치만 받게 되면서 최대 100배의 격차가 확정됐습니다.
2. 이런 격차에 반발한 DX부문 직원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노래 'We Deserve It'이 7월 유튜브에 올라와 큰 공감을 얻었고, DX부문 중심 노동조합 '동행'의 조합원 수는 8월 4일 기준 3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3. 8월 21일에는 동행노조 조합원 약 1,800명이 서초사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으며, 같은 시기 회사는 별도 설명회에서 DX부문의 추가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같은 회사, 같은 사원증을 목에 걸고도 받는 돈이 무려 100배나 차이 난다면, 그 숫자는 단순한 보상 문제를 넘어 소속감 자체를 뿌리째 흔드는 질문이 됩니다.
6억 원과 600만 원, 100배의 간극
갈등의 출발점은 지난 5월 타결된 삼성전자 노사 임금협상입니다. 합의안의 핵심은 반도체(DS)부문에만 지급되는 특별경영성과급으로, 사업 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삼습니다. 이 재원의 40%는 반도체 부문 전체가 나누고, 나머지 60%는 사업부별 성과에 따라 배분됩니다. 이에 따라 메모리사업부 직원은 기존 성과급에 특별성과급을 더해 1인당 평균 최대 6억 원 안팎을 받게 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을 만드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은 이런 특별성과급 대상에서 아예 제외됐고, 대신 협상 타결 위로금 성격으로 1인당 22.65주, 당시 주가 기준 약 600만 원어치의 자사주만 지급받았습니다. 이후 실제 지급 공지가 나오자 "0.65주를 올려서 1주로 주지"라는 볼멘소리가 나올 정도로 직원들의 실망감은 컸습니다. DX부문은 과거 반도체 업황이 어려웠던 시기에 회사 전체를 지탱한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이런 격차는 더욱 억울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3년 반도체 부문 실적이 크게 흔들렸을 당시, 스마트폰 사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회사 전체의 재무 건전성을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이런 과거를 기억하는 DX부문 직원들 입장에서는, 반도체가 잘될 때는 그 성과를 독차지하면서 정작 힘들었던 시기에 자신들이 보탰던 기여는 잊혀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숫자로 보는 내부 갈등의 확산
| 구분 | 내용 |
|---|---|
| 성과급 격차 | DS 최대 6억 원 vs DX 600만 원(약 100배) |
| 동행노조 조합원 수(8월 4일 기준) | 3만 63명(석 달 새 10배 이상 증가) |
| 8월 21일 집회 참여 인원 | 약 1,800명(삭발식 포함) |
※ 파이낸셜뉴스·서울경제·헤럴드경제·한국일보 보도(2026년 5~8월) 종합.
표에서 보듯, 성과급 격차에 대한 불만은 단순한 온라인 하소연을 넘어 실제 조직화된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DX부문 직원이 만든 것으로 추정되는 'We Deserve It'이라는 노래는 "우리가 만들었어 TV도 냉장고도 세탁기도 에어컨도 갤럭시도, 그저 내가 만든 게 반도체가 아닌 거야"라는 가사로 직원들의 박탈감을 대변했습니다. 사내 커뮤니티에는 검은 리본이 달린 근조 화환 이미지와 함께 "고(故) 삼성전자 DX부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정서적 반발은 곧바로 조직적인 세 확산으로 이어져, DX부문 중심의 노동조합 '동행'은 임단협 잠정합의 이전 대비 석 달 만에 조합원 수를 10배 넘게 늘리며 3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한지붕 두 회사"라는 말이 남긴 상처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이 "반도체 부문인 DS와 DX는 한지붕 두 회사"라며 성과주의 보상 원칙을 언급한 발언은, 오히려 구성원들의 불만에 기름을 부은 계기가 됐습니다.
8월 2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인근에서는 동행노조 조합원 약 1,800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들은 "제품은 역대급으로 팔리는데 직원들에게 돌아온 말은 적자"라며 최근 DX부문의 수익성 악화가 경영진의 판단 실패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고, 자사주 1,000주와 전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공통 재원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집회를 앞두고 삼성전자 DX부문은 별도의 경영 설명회를 열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성과급 재원을 다른 부문과 공유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DX부문에 대한 추가 보상은 어렵다는 메시지였습니다. 이재용 회장이 지난 5월 노사 모두에게 "하나의 가족"이라며 단결을 호소했던 것과는 상반되게, 정작 내부 갈등은 그 이후로 더욱 커지고 있는 셈입니다. 삼성전자는 1960~70년대 TV와 가전제품으로 사업을 시작해 1980년대 반도체로 영역을 넓혀온 회사입니다.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상벌 원칙에 기반한 성과주의 경영 체제를 구축했고, 이건희 회장 역시 이런 철학을 이어받아 치열한 내부 경쟁 환경을 만들어 삼성의 빠른 성장을 이끌어냈습니다. 다만 사업 부문 간 성장 주기가 극적으로 엇갈리는 요즘 같은 산업 환경에서는, 한때 삼성의 원동력이었던 이 경쟁 구조가 오히려 부작용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이런 극단적인 성과급 격차는 정확히 왜 생기는 건가요?
삼성전자가 사업부별 실제 성과에 따라 보상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주의 원칙을 강력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 반도체 호황으로 메모리사업부는 정말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같은 기간 메모리 가격 상승이 오히려 원가 부담으로 작용한 DX부문은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두 부문 간 격차가 극단적으로 벌어졌습니다.
Q. 회사는 이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 있나요?
현재까지 회사는 DX부문에 대한 추가 보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입니다. 다만 노태문 DX부문장이 구성원들의 상대적 박탈감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고, 협력사 상생과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별도 재원 마련 계획도 논의되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노사가 조속히 관련 계획을 발표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이나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Q. 이 회사 내부 갈등이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 품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까요?
아직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가전제품의 생산·판매에 직접적인 차질이 발생했다는 보도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조직 내 사기 저하가 장기화될 경우 신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품질 등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는 업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결론 — 실적은 역대급인데, 왜 내부는 갈라지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333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그 성과가 만들어낸 보상의 크기가 오히려 조직 내부를 갈라놓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성과주의라는 원칙 자체는 오랫동안 삼성의 성장 동력이었지만, 부문 간 실적 격차가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벌어진 지금은 그 원칙이 오히려 소속감과 조직력을 갉아먹는 부작용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노조 세력화가 계속되고 8월 집회처럼 물리적인 항의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앞으로 이 격차를 어떻게 관리하고 조율해나갈지가 하반기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 삼성전자가 90조에서 110조 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주주환원을 발표한 것도, 이런 내부 갈등과 함께 놓고 보면 다소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역대급으로 커지는데, 정작 그 성과를 만들어낸 구성원 일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만약 앞으로 업황이 다시 뒤바뀐다면 이번 갈등이 삼성전자의 조직 문화에 어떤 흔적을 남길지도 함께 지켜봐야 할 대목입니다.
가장 잘 나가는 바로 그 순간이야말로, 함께 오랫동안 걸어온 이들을 놓치지 않고 챙기는 균형 감각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때인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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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내용은 파이낸셜뉴스·서울경제·헤럴드경제·한국일보 등 국내 언론의 2026년 5월부터 8월까지의 상세 보도를 종합한 것이며, 향후 상황 전개에 따라 세부 내용은 얼마든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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