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마침내 1.4나노미터(nm) 공정 도입을 포기했습니다. 파운드리 업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자처해 왔던 삼성의 결정은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놀랍다기보다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블로그에서는 삼성의 1.4nm 포기 결정 배경부터 2nm 재집중 전략,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 그리고 향후 전망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1.4nm 공정 포기, 드디어 ‘판단’을 내리다
삼성은 평택2(Pyeongtaek 2) 라인에 계획되어 있던 1.4nm 공정 생산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이 노드는 원래 2026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했던 초미세 공정이었으나, 이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기술 목표”로 규정되었습니다.
항목 | 내용 |
원래 계획 | 평택2 공장에 1.4nm 노드 배치 예정 (2026년 하반기) |
내부 평가 | 기술적 한계와 수율 문제로 “불가능” 판단 |
공식 입장 | “포기” 대신 “재구성”이라는 표현 사용 |
전략적 변화 | 2nm 공정에 리소스를 집중, 기존 노드 안정화에 주력 |
2. GAA 신화의 붕괴: 3nm 게이트올어라운드 노드 실패
1.4nm의 좌절은 이미 3nm GAA 공정에서부터 조짐이 있었습니다.
삼성은 세계 최초로 GAA(게이트올어라운드) 트랜지스터를 도입하며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수율, 생산성, 대량 생산 모두에서 실패하였습니다. 삼성의 3nm GAA는 다음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 수율: 20~30%에 머무름
- 전력 효율: 기대 대비 낮은 개선
- 파운드리 고객 이탈: Qualcomm, AMD 등이 TSMC로 회귀
결과적으로 GAA는 기술적 자부심이 아닌, 시장에서 실패한 상징이 되고 말았습니다.
3. 삼성 파운드리의 고난: 손실, 주문 부진, 투자 삭감
삼성의 파운드리 부문은 현재 역대급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에만 2조 원 이상 손실, 연간 투자 규모도 절반으로 감축되었습니다.
지표 | 수치 |
2025년 1분기 손실 | 약 2조 원 (약 13억 4천만 유로) |
연간 투자 계획 | 10조 원 → 5조 원 (약 33억 유로) |
투자 감축 이유 | 주문 부진, 기술 불확실성, 수익 악화 |
고객사 확보 실패 | Tesla, Qualcomm, AMD 외면 |
이러한 수치는 단순한 ‘기술 난관’을 넘어, 사업 구조 전체가 흔들리는 위험을 의미합니다.
4. 2nm 공정에 다시 사활을 건다
삼성은 이제 2nm GAA 공정에 집중합니다.
2025년 말부터 한국에서, 2026년 초부터는 미국 텍사스 테일러(Taylor) 공장에서 양산할 계획입니다.
- Exynos 2600 칩이 2nm 기반으로 설계되어 Galaxy S26 시리즈에 탑재 예정
- CTO 남석우(Nam Seok-woo) 주도로 전담 수율 개선팀 가동 중
- Hwaseong S3 팹의 3nm 라인을 2nm로 전환 검토 중
그러나 여전히 20~30% 수준의 낮은 수율이 유지되고 있으며, 고객 확보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5. “재구성”이라는 표현 뒤에 감춰진 절박함
삼성의 공식 보도자료나 IR 설명에서는 “포기”라는 단어를 철저히 회피하고 있습니다.
대신 “노드 재구성”, “전략적 우선순위 재조정” 등의 표현이 등장합니다.
이는 사실상 ‘PR적인 언어 회피’ 일뿐이며, 투자자와 고객, 내부 엔지니어 모두 그 속뜻을 이해하고 있습니다.
기술적 한계 → 시장 실패 → 투자 축소 → 전략 수정이라는 수순이 공개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셈입니다.
6. 경쟁사와의 격차 확대, 시간이 없다
현재 삼성의 가장 큰 경쟁사인 TSMC는 2nm 공정에서 Apple, NVIDIA, AMD, Intel 등
글로벌 최상위 고객들과 이미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수율 안정성도 뛰어납니다.
비교 항목 | 삼성전자 | TSMC |
2nm 양산 일정 | 2025년 말 (한국), 2026년 (미국) | 2025년 중반 (대만), 2025년 말 (미국) |
수율 추정치 | 20~30% | 70% 이상 (Apple 기준) |
주요 고객 | 없음 (시도 중) | Apple, AMD, NVIDIA 등 다수 확보 |
재무 상황 | 5조 원 투자 감축 | 2025년 기준 사상 최대 CAPEX 지속 |
삼성이 2nm 노드에서도 실패할 경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더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혁신의 강박에서 전략적 현실로 돌아온 삼성
삼성의 1.4nm 포기는 단순한 ‘후퇴’가 아닙니다.
이는 불가능한 목표에 집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자, 현실적인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방향 전환입니다.
다만, 2nm 역시 ‘무난한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닙니다.
수율 개선, 고객 확보, 생산 안정성이라는 3가지 과제가 모두 해결되어야만 삼성이 다시 경쟁 구도에 설 수 있습니다.
“기술은 존재만으로 가치를 증명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