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오타루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도시입니다. 오타루는 홋카이도현 이시카리 만의 해안에 자리한 작은 항구 도시로, 예스러운 운하 지구와 고풍스러운 건축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풍경이 참으로 인상적입니다. 특히 해가 진 후, 가로등 불빛에 반사되는 운하의 모습은 말 그대로 그림 같은 장면입니다. 후나미자카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바다와 도시의 전경은 마치 영화 속 한 장면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도시에도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바로 '오버투어리즘' 문제입니다.
관광객이 몰려온 그 후…
오타루의 명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외 관광객들의 방문이 급증했습니다. 문제는 관광객이 많아지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부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행동입니다. 공공 도로 한가운데서 셀카를 찍거나, 사유지에 무단으로 들어가 사진을 찍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다니는 골목에 임의로 길을 만들며 돌아다니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지역 주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줄 뿐 아니라, 도시 전체의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오타루만의 평온한 분위기와 조화로운 경관이 훼손되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닌자가 등장한 진짜 이유
놀랍게도,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오타루는 '닌자'를 등장시켰습니다. 그러나 이 닌자들은 액션 영화 속 전사들이 아닙니다. 오타루 시민단체 'Otaru Next 100'이 기획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닌자는 단순한 상징이자 문화적 캐릭터일 뿐입니다. 이들은 관광객들을 겁주거나 처벌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아니라, 유쾌하고 위트 있는 방식으로 관광객들에게 예절을 안내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단체는 다국어로 제작된 포스터를 통해 관광객들에게 다음과 같은 행동을 자제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 사유지에 들어가지 말 것
- 도로 한가운데 서서 사진을 찍지 말 것
- 일반 통행로를 막지 말 것
포스터의 핵심 문구는 바로 "Thank you for coming."으로 시작합니다. 환영의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오타루를 모두가 함께 즐기기 위한 배려를 요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번역의 힘, 메시지의 방향
이 캠페인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번역입니다. 예를 들어, "Local people are in trouble"이라는 문구는 외국인 관광객이 보기에 주민들이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관광객의 행동으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는 뜻이죠. 번역이 조금 더 섬세하고 자연스러워진다면, 그 의도가 훨씬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관광은 문화의 공유입니다
오타루가 바라는 것은 간단합니다. 관광객들을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오타루의 아름다움을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조금만 배려해 달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캠페인의 목적도 부정적인 감정 유발이 아닌, 긍정적 소통입니다. 관광객의 자유와 지역 주민의 삶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7개 이상의 추가 포스터가 제작될 예정이며, 이는 Otaru Next 100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공개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오타루를 방문할 예정이라면, 이 포스터들을 한 번쯤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아름다움은 함께 지켜야 더욱 오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