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16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TSMC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딱딱한 숫자만 오갈 것 같던 이 자리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 겸 최고경영자의 입에서는 예상 밖의 비유가 튀어나왔습니다. "이건 편의점에서 우유 사는 것과는 다릅니다." 반도체 업계에서 흔히 접하기 어려운 이 소박한 비유는, 실은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이 자신의 압도적인 지위를 어떻게 설명하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장면이었습니다. 인텔과 삼성을 직접 겨냥한 말은 아니었지만, 맥락을 뜯어보면 사실상 두 경쟁사를 향한 뼈있는 메시지에 가까웠습니다. 같은 자리에서는 삼성을 향해 "돈 버는 게 부럽다"는 뜻밖의 발언도 나왔습니다.
3줄 요약
① 웨이저자 TSMC 회장, 2분기 실적발표서 "기술 선택은 편의점 우유 사는 것과 다르다" 비유로 파운드리 경쟁력 자신감 표명
② 같은 자리에서 삼성 파운드리의 최근 수주 실적을 두고 "부럽다"고도 언급
③ TSMC는 2분기 사상 최고 실적 기록, 다만 매출총이익률은 68%로 메모리기업(86%)보다 낮다고 자조
1위 기업의 여유로운 자신감과, 경쟁사의 성과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솔직함이 한 콘퍼런스콜 안에 동시에 담긴 흔치 않은 장면이었습니다.
1이 발언, 정확히 어떤 질문에서 나왔나요
발언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질문부터 먼저 봐야 합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모건스탠리의 찰리 챈 애널리스트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실적발표에서 저노광개구수(로우 NA) EUV 장비 생산 계획을 밝힌 점을 언급하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요지는 이렇습니다. ASML이 첨단 노광 장비 생산능력을 확대하면, 인텔이나 삼성 같은 경쟁 파운드리 업체들도 장비를 더 쉽게 확보해 TSMC와 경쟁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TSMC의 압도적인 시장 지위가 결국 첨단 장비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의 문제라면, 장비 공급이 늘어날수록 경쟁사들의 추격도 그만큼 쉬워질 수 있다는 논리였습니다. 이 질문에 웨이 회장은 애플, 엔비디아, AMD 같은 여러 반도체 설계 회사들이 어느 파운드리에 위탁 생산을 맡길지 결정하는 과정은 단순히 어느 회사가 장비와 생산능력을 더 많이 갖췄는지로 정해지는 문제가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기술을 선택하고 그 기술을 양산 궤도에 올리는 건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는 것과는 다르다"고 비유했습니다. 이는 자신이 만난 고객사로부터 들은 표현을 인용한 것이라고 웨이 회장은 덧붙였습니다.
2왜 이 비유가 인텔·삼성을 향한 우회적 경고로 읽히나요
편의점에서 우유를 살 때는 브랜드 몇 개를 놓고 가격과 유통기한만 비교하면 됩니다. 하지만 반도체 설계 회사가 파운드리를 고르는 과정은 전혀 다릅니다. 공정 기술의 신뢰성, 수율, 오랜 장기 협력 이력, 기술 로드맵의 일관성 등 훨씬 복잡한 요소들을 함께 따져야 하고, 한 번 파트너를 정하면 쉽게 바꾸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최첨단 공정일수록 설계 회사와 파운드리가 공정 초기 단계부터 긴밀하게 협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중간에 파트너를 바꾸면 처음부터 다시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하는 부담이 상당합니다. 웨이 회장의 발언은 결국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습니다. ASML의 장비 생산능력이 늘어나 인텔과 삼성이 첨단 장비를 더 쉽게 구할 수 있게 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애플이나 엔비디아 같은 핵심 고객사가 파운드리를 바꾸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장비 접근성이라는 하드웨어적 조건보다, 오랜 시간 쌓아온 기술 신뢰와 고객 관계라는 소프트한 자산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이는 곧 인텔과 삼성이 넘어야 할 벽이 단순히 장비 확보 문제가 아니라는 우회적인 경고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같은 자리에서 나온 또 다른 발언 — "삼성이 부럽다"
웨이 회장은 이날 "한국 경쟁자 중 한 곳은 엄청난 돈을 벌고 있으며 부럽기도 하다"면서도 "이 파운드리 산업에는 지름길이 없다. 반도체 산업은 결국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테슬라의 자율주행 인공지능 칩과 엔비디아의 그록 언어처리장치, 그리고 다른 여러 대형 고객사의 물량 등을 잇달아 수주한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널리 해석됩니다. 웨이 회장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메모리 기업의 매출총이익률 86%가 정말 부럽다. 우리 68%가 86%가 됐으면 행복하겠다"고도 말했는데, 이는 미국 마이크론이 최근 발표한 회계연도 4분기 가이던스를 지목한 것으로, 메모리 업체보다 낮은 자사 수익성을 다소 자조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투자 판단을 위한 조언이 아니라 실적발표 현장에서 나온 경영진의 코멘트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3TSMC 2분기 실적, 대체 얼마나 좋았길래
이런 여유 있는 발언이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실적이 있습니다. TSMC는 올해 2분기(4~6월) 순이익과 매출 모두 사상 최고치를 나란히 기록했습니다. 인공지능 반도체 수요 급증과 첨단 공정 성장,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 확보, 미국 내 투자 확대가 이번 실적의 주요 요인으로 함께 꼽힙니다. 웨이 회장은 이날 "에이전틱 AI의 등장이 AI 데이터센터에서 중앙처리장치의 역할 부활을 이끌고 있다"며, 이것이 AI 가속기 수요에 더해 추가적인 반도체 수요를 만들어내는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짚기도 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 AI가 확산될수록, 이를 뒷받침할 연산 능력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진단입니다. 이는 이 글이 어디까지나 투자 권유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실적 수치는 공식 발표 자료를 기준으로 작성됐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혀둡니다.
4TSMC·삼성 파운드리, 최근 이어져 온 흐름
2025년 8월 — 미국의 관세 인하 조건을 둘러싸고 TSMC·인텔 합작 관련 이야기가 대만 언론에서 거론됐으나, 웨이 회장은 이후 어떤 합작이나 기술 이전 논의도 없다고 공식 부인
2026년 상반기 — 삼성전자, 테슬라 자율주행 AI칩·엔비디아 그록 LPU 등 굵직한 수주를 잇달아 확보하며 파운드리 부문 존재감 확대
2026년 1분기 — TSMC, 약 27조 원대의 분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감
2026년 7월 16일 —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우유" 비유와 "삼성이 부럽다" 발언이 같은 자리에서 동시에 등장
5파운드리 3파전 구도, 앞으로의 두 가지 시나리오
TSMC 독주 지속 시나리오
웨이 회장 말대로 기술 신뢰와 고객 관계가 여전히 핵심 변수라면, 인텔과 삼성이 장비를 확보하더라도 애플·엔비디아 같은 최상위 고객사를 단기간에 끌어오기는 어려워 TSMC의 압도적 점유율이 당분간 유지될 수 있습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라는 순풍까지 더해지면 격차는 오히려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추격 가속화 시나리오
삼성 파운드리가 최근 수주 흐름을 이어가고 인텔 역시 파운드리 사업에서 성과를 낸다면, 장비 접근성 확대가 결국 기술 격차 축소로 이어지며 예상보다 빠르게 3파전 구도가 굳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대형 고객사 한두 곳만 추가로 확보해도 시장 판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6자주 묻는 질문
이번 발언을 두고 헷갈리기 쉬운 부분들을 정리했습니다.
Q웨이 회장이 정말 인텔·삼성을 직접 언급했나요?
"우유" 비유 자체는 특정 회사명을 직접 거론하지 않고 파운드리 선택 과정 전반에 대한 설명으로 나왔습니다. 다만 질문의 맥락이 경쟁사의 장비 확보 가능성을 다룬 것이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텔과 삼성을 겨냥한 발언으로 폭넓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기업 경영진이 실적발표 자리에서 경쟁사를 직접 지목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런 우회적인 비유가 오히려 더 강한 메시지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Q삼성전자가 정말 TSMC보다 돈을 더 잘 버나요?
웨이 회장의 발언은 삼성전자 전체가 아니라 삼성 파운드리 사업 부문 하나의 최근 수주 성과를 두고 나온 것으로 해석됩니다. 파운드리 사업은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부문으로, 삼성전자 전체 실적에는 메모리 반도체, 스마트폰, 가전 등 다른 사업 부문의 성과도 함께 포함됩니다. 전사 실적 비교와는 다른 맥락이므로, 이 발언만으로 두 회사의 전체 수익성을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경영진의 발언에 대한 해설이며 투자 판단의 근거로 삼기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QTSMC와 인텔이 합작한다는 소문은 사실인가요?
2025년 하반기 미국 관세 정책과 맞물려 이런 이야기가 대만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적이 있지만, 웨이 회장은 이후 다른 회사와 어떠한 합작 법인 설립이나 기술 라이선싱, 기술 이전·공유 논의도 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습니다. 당시 미국 정부가 관세 인하 조건의 일환으로 TSMC와 인텔의 합작 방안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대만 안팎에서 상당한 경계심이 일었지만, TSMC 경영진의 공식 부인 이후 관련 논의는 잠잠해진 상태입니다.
7정리하며
"편의점에서 우유 사는 것과 다르다"는 웨이 회장의 비유는 단순한 재치 있는 표현을 넘어, 파운드리 1위 기업이 가진 자신감의 근거를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 장비만 갖춘다고 최상위 고객을 끌어올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는, 인텔과 삼성이 아무리 첨단 장비를 확보해도 넘어야 할 벽이 여전히 높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동시에 같은 자리에서 나온 "삼성이 부럽다"는 발언은, 그 1위 기업조차도 경쟁사의 성과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여유를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자신감과 솔직함이 한 자리에서 동시에 드러났다는 점에서, 이번 콘퍼런스콜은 단순한 실적 발표를 넘어 반도체 업계의 현재 역학 관계를 압축해서 보여주는 상징적인 순간으로 기억될 만합니다. 반도체 3파전의 다음 국면이 어떻게 흘러갈지, 이번 발언들이 남긴 여운은 당분간 업계의 화두로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밝히지만, 이 글은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판단을 제안하는 글이 아니라 공식 발표된 발언과 실적을 정리해 소개하는 정보 제공 목적의 글입니다.
추천글
※ 본 글은 2026년 7월 16일 TSMC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발언과 국내외 언론 보도(한국일보, 위씨씨에프테크 등)를 종합해 작성했습니다. 발언은 모두 공개된 실적발표 자리에서 나온 것이며,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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