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일본 가전 시장 공략을 위해 대형 M&A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일본 유력 경제지 니케이(Nikkei)에 따르면, 삼성은 일본 히타치 그룹의 가전 자회사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Hitachi Global Life Solutions Inc.)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인수가 성사될 경우, 삼성은 일본 내 프리미엄 가전 시장에서 파나소닉·소니·LG전자와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되며, 그동안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았던 일본 가전 산업의 판도가 뒤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히타치의 매각 배경 – 왜 가전 부문을 포기하나?
히타치는 오랜 기간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생활가전 부문에서 일본 내 높은 인지도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제조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해외 경쟁 브랜드의 프리미엄 제품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변화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특히 히타치는 디지털 서비스·사후 관리(After-Sales Service) 부문에서 더 높은 성장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전제품 판매 후 유지보수·부품 교체·스마트 서비스 연동과 같은 영역은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입니다. 이에 따라 제조 자산을 매각하고, 디지털 솔루션 중심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인수 대상: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
이번 매각 협상의 대상인 히타치 글로벌 라이프 솔루션즈는 주로 일본 내 가전제품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핵심 계열사입니다.
- 주요 제품: 냉장고, 세탁기, 전자레인지, 청소기
- 주요 시장: 일본 내 대형마트, 가전 양판점, 온라인 쇼핑몰
- 생산 인프라: 일본 국내 공장 + 일부 동남아시아 위탁 생산
- 매각 예상가: 약 1,000억 엔(한화 약 3.6조 원)
이 회사는 일본 내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을 갖추고 있어, 삼성 입장에서는 ‘현지화된 거점’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는 매력적인 매물입니다.
삼성의 전략적 이점
삼성전자가 이번 인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명확합니다.
- 일본 시장 점유율 확대
일본 가전 시장은 자국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외국 기업이 뿌리내리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하지만 히타치 GLS를 인수하면 현지 생산·판매·서비스망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어, 진입 장벽을 사실상 건너뛸 수 있습니다. -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 강화
삼성은 ‘비스포크(Bespoke)’ 시리즈를 앞세워 맞춤형 가전 시장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히타치의 브랜드 자산과 로컬 디자인 감각이 더해지면, 일본 소비자 취향에 맞춘 프리미엄 제품을 더욱 빠르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 R&D·제조 시너지
히타치의 기술력과 삼성의 스마트홈·IoT·AI 가전 기술을 결합하면, 일본뿐 아니라 아시아 전역에 적용 가능한 신제품 라인업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일본 시장의 특수성
일본 가전 시장은 다른 국가와 달리 ‘작고 효율적인 디자인’, ‘저소음’, ‘에너지 절약’에 대한 소비자 요구가 강합니다. 삼성은 이미 소형 가전, 절전형 인버터 기술, AI 세탁·냉장 알고리즘 등을 개발해 왔지만, 일본 로컬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에 특화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현지 기업의 감각이 필수적입니다.
히타치 GLS의 일본 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 A/S까지 완전한 ‘현지형 삼성 가전’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인수 가능성과 변수
니케이 보도에 따르면, 히타치는 현재 여러 잠재적 인수 후보와 접촉 중이며, 삼성은 그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일본 내 일부 재계 인사들은 ‘외국 기업에 핵심 가전 부문을 매각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어, 정치·여론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한, 삼성 외에도 글로벌 사모펀드(PEF)나 일본 내 경쟁사가 인수전에 뛰어들 경우, 가격 협상이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 항목 | 내용 |
| Target Company | Hitachi Global Life Solutions Inc. |
| 주요 제품 | 냉장고, 세탁기 (일본 시장) |
| 거래 규모 | ¥100B (~₩3.6조) |
| 매각 사유 | 제조 부문 철수, 디지털 서비스 집중 |
| 삼성 전략 | 일본 시장 진입, 프리미엄 가전 확대 |
| 과거 대형 M&A | Harman International (2017, $8B) |
결론 – ‘현지화’가 핵심
삼성전자가 히타치 GLS를 인수한다면, 단순히 일본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을 넘어, 현지화 전략의 교과서적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일본 소비자가 원하는 세밀한 기능과 디자인, 그리고 삼성의 글로벌 기술력을 결합하면, 일본은 물론 아시아 가전 시장의 경쟁 구도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다만, 인수 협상이 초기 단계인 만큼, 가격·정치·경쟁사 변수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향후 몇 달간의 협상 과정이 이번 거래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