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야심 차게 공개한 슈퍼컴퓨터 SSC-24는 단순한 계산기 이상의 존재입니다. 세계적인 권위의 TOP500 슈퍼컴퓨터 리스트에서 18위를 기록하며, 대한민국 1위에 등극한 이 성과는 단순한 수치가 아닌 ‘기술 자존심’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슈퍼컴퓨터 SSC-24, 무엇이 다른가?
SSC-24의 성능은 무려 106.2 페타플롭스에 달합니다. 이는 매초 106조 개 이상의 부동 소수점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으로, 웬만한 국가의 전체 대학 컴퓨팅 리소스를 합친 것보다 강력합니다. 이 수치는 High-Performance Linpack(HPL) 기준에서 측정된 결과로, 슈퍼컴퓨터의 ‘진짜 능력’을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 성능이 네이버의 Sejong 슈퍼컴퓨터보다 3배 이상 앞선다는 사실입니다. Sejong은 한국 2위, 세계 50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삼성의 기술력, 여전히 살아있다
SSC-24의 등장은 단순히 성능을 자랑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최근 DRAM 시장에서 SK 하이닉스에 1위를 내주고, HBM 분야에서도 뒤처진 삼성이 다시 ‘기술 선도’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시도이자, 자존심 회복의 상징입니다. 실제로 삼성은 SSC-24를 통해 AI 반도체 개발, 고성능 컴퓨팅(HPC) 지원, 첨단 제조 시뮬레이션 등 실질적인 R&D 성과를 뽑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TOP500, 그 무대 위에 선 한국
2025년 6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국제 슈퍼컴퓨터 회의 ISC 2025에서 발표된 TOP500 리스트에 따르면, 세계 1위는 미국의 El Capitan입니다. 1.742 엑사플롭스의 연산 성능을 지닌 이 괴물은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자랑입니다.
순위 | 슈퍼컴퓨터 명 | 국가 | 성능 (FLOPS) | 비고 |
1 | El Capitan | 미국 | 1.742 엑사플롭스 | AMD 기반 |
18 | SSC-24 | 한국 | 106.2 페타플롭스 | 삼성 |
50 | Sejong | 한국 | 약 35 페타플롭스 | 네이버 |
이러한 결과에 따라 한국은 TOP500 내 총 15대의 슈퍼컴퓨터를 보유하게 되었고, 국가 전체 성능은 323 페타플롭스에 달해 세계 9위에 안착했습니다. 기술 주권 논쟁이 격화되는 시기에, 이는 결코 가벼운 순위가 아닙니다.
SSC-24는 단순한 연산기가 아니다
SSC-24는 단순히 연산 속도만 빠른 것이 아닙니다. 이 시스템은 AI 훈련 및 추론, 고해상도 시뮬레이션, 반도체 회로 설계 최적화, 제조 공정 자동화 등 복잡한 과업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AMD Instinct MI300A 또는 NVIDIA A100/H100급 GPU를 사용하는 고급 가속기와 최신 냉각 시스템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5년 하반기 삼성의 HBM4 대량 생산 계획에 SSC-24가 직접 연관된다는 점입니다. 반도체 구조 시뮬레이션, 설계 검증, 수율 최적화 등이 이 슈퍼컴퓨터에서 이뤄질 예정입니다.
HPC 분야에서의 삼성의 미래
삼성은 이와 같은 슈퍼컴퓨팅 자산을 AI 반도체 개발, 제조 혁신, 스마트폰 설계 최적화까지 폭넓게 활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Exynos, GDDR, HBM 등 자사 반도체 라인에 대한 시뮬레이션 및 검증도 SSC-24를 통해 진행되며, 이는 경쟁사보다 빠른 상용화와 수율 확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론: 숫자 뒤의 야망
SSC-24는 단순한 랭킹이 아닙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AI 모델이 이 슈퍼컴퓨터 위에서 훈련되고 있으며, 삼성은 그 결과를 기술로, 제품으로 증명해 낼 것입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 속에서, 삼성의 ‘조용한 반격’은 시작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