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부터 메모리 시장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늘 그렇듯 삼성이 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가 NVIDIA를 위한 HBM3E 메모리 칩의 12층 구조 대량 생산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무엇이 그렇게 특별하냐고요? 그냥 HBM이 아닙니다. HBM3E, 그것도 12층 구조. 이건 마치 반도체계의 고층빌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고층 빌딩’ HBM3E, 삼성은 왜 이걸 만드나?
이 칩은 단순히 크기만 큰 게 아닙니다. 삼성의 DRAM 1a 기반, 즉 5세대 10 나노급 공정 기술이 적용돼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AI 연산에 최적화된 고대역폭 메모리로의 진화를 의미합니다.
과거 NVIDIA의 테스트에서 삼성의 HBM3E 칩이 실패를 경험한 아픈 기억도 있죠. 이로 인해 삼성이 입은 손해는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릅니다. 삼성은 생산라인을 고속화했고, 매달 120,000~130,000개의 칩을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었습니다.
즉, NVIDIA의 승인을 받기 위해 준비는 끝났다는 것입니다.
삼성 vs. 마이크론, 그리고 다시 NVIDIA
삼성과 Micron(마이크론) 간의 경쟁은 예전부터 치열했습니다. 최근 구글의 칩 공급 전에서 삼성이 밀렸다는 소식도 있었죠. 반면, NVIDIA는 역사상 처음으로 삼성의 반도체 점유율을 초과하며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습니다.
이쯤 되면 상황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기업 | 최근 주요 이슈 |
삼성전자 | HBM3E 대량 생산, DDR4 종료 예정 |
NVIDIA | AI 칩 수요 급증, 시장 점유율 삼성 초과 |
Micron | 구글 칩 공급 성공, HBM 경쟁 중 |
HBM 생산 목표, 두 배로! 과연 가능할까?
삼성은 현재 연간 HBM 생산량을 4억 Gb에서 8억 Gb로 늘릴 계획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릅니다. 2024년 1분기, 실제 생산된 건 600~800백만 Gb에 불과했죠. 이 간극을 좁히려면 단순한 '증산'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래서 삼성이 꺼내든 전략은 선제적 대량 생산, 라인 고속화, 그리고 기술 혁신입니다.
DDR4는 이제 안녕? 변화하는 메모리 시장
또 하나의 중요한 변화는 바로 DDR4 생산 중단 소식입니다. 삼성은 2025년 말까지 DDR4 생산을 종료할 예정인데요. 이는 단순한 라인 정리가 아닙니다.
DDR5, HBM3E, CXL 등 차세대 메모리로의 기술 세대교체가 본격화된다는 신호입니다. 물론 이는 메모리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죠. 실제로 애플, 퀄컴, 미디어텍 등의 칩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삼성의 생존 전략, 기술로 승부하라
현재 상황은 결코 녹록지 않습니다. NVIDIA의 AI 칩 수요 폭증, Micron과의 경쟁, 시장 점유율 하락까지. 하지만 그 모든 도전을 이겨낼 키워드는 단 하나입니다: 기술.
삼성은 기술력으로 반도체 시장을 주도해 온 기업입니다. 이번 HBM3E의 대량 생산은 단지 공급 계약 하나를 따내기 위한 노력이 아닙니다.
그건 곧 삼성의 자존심, 그리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