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반도체 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가 포착되고 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 가 그동안 내부 생산 원칙을 고수해 온 포토마스크 생산을 외부에 아웃소싱하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생산 방식 변화가 아니라, 향후 EUV, ArF 포토마스크 같은 고급 기술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내부 생산에서 외부 아웃소싱으로 전환
삼성전자는 오랜 기간 기술유출 방지를 이유로 모든 포토마스크를 자체 생산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i-line, KrF와 같은 저급 포토마스크 부문에 한해 외부 업체에 생산을 맡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자원을 고도화된 기술에 재투입하기 위한 것입니다.
삼성은 현재 일본의 Toppan Holdings 산하의 Tekscend Photomask, 미국 Photronics의 자회사인 PKL을 주요 공급업체로 평가 중입니다. 이 과정은 2025년 3분기까지 마무리될 예정이며, 이후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원 재배치를 통한 기술 경쟁력 강화
이번 아웃소싱 전략의 핵심은 자원을 고급 포토마스크 분야로 집중하는 데 있습니다. 특히 EUV(극자외선)와 ArF(불화아르곤) 마스크는 13.5nm 이하의 초미세 공정을 가능하게 하며, 이는 차세대 반도체 제조에서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로직 칩의 경우 10nm 공정에서는 약 67개의 마스크가 필요하지만, 1.75nm 공정으로 넘어가면 이 수치는 78개로 증가합니다. DRAM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과거에는 30~40개 수준이던 포토마스크 수요가 최근에는 60개를 초과하고 있습니다.
일본 의존도 감소도 주요 목표
한편 삼성전자는 포토마스크뿐 아니라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ArF 블랭크 마스크와 EUV펠리클 같은 핵심 자재는 그동안 일본에 의존해 왔지만, 현재는 국내 기업들과 협력하여 대체 생산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이 같은 행보는 단순한 자재 확보 차원을 넘어, 자립적인 기술 개발 및 국가 기술 주권 강화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큽니다. 특히 한국의 전략산업 보호와 미래 반도체 생태계의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포토마스크 시장의 성장과 한국의 입지
현재 한국의 포토마스크 시장은 약 7000억 원 규모로 평가되고 있으며, 활용률은 9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더욱이 중국의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로부터의 수요 증가로 인해 한국 포토마스크 산업은 더욱 활기를 띠고 있습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한국 포토마스크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이는 아웃소싱 전략의 적기 추진과도 맞물려 긍정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
삼성전자가 추진하는 이번 아웃소싱 전략은 단기적인 생산 효율성만을 고려한 것이 아닙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속에서 고급 기술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전략적으로 일본 의존도를 낮추며, 더 나아가 한국 반도체 생태계의 독립성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큰 그림의 일환입니다.
이런 전략은 단지 기업 차원의 결정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기술 자립성과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