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드디어 독립 선언?
샤오미가 10년에 걸친 대장정을 시작합니다. 바로 Xring O1이라는 이름의 차세대 모바일 칩을 직접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건데요. 투자 금액만 해도 6.9억 달러, 한화로 9,400억 원이 넘습니다. 스마트폰 제조사로만 알려졌던 샤오미가 이제는 반도체 설계와 자체 칩 개발이라는 새로운 무대로 진입한 셈입니다.
애플은 A 시리즈 칩으로 독자 노선을 걸었고, 삼성도 엑시노스를 통해 기술적 자립을 시도해 왔죠. 이제 샤오미도 같은 길을 택한 것입니다.
Xring O1, A18 Pro에 도전한다?
샤오미의 창업자이자 CEO인 레이쥔은 이번 칩이 3나노 공정으로 제작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칩의 성능 목표가 애플의 최신 A18 Pro와 맞먹는다는 것입니다. 물론 공정만 같다고 성능이 같아지는 건 아니지만, 의지 하나만큼은 확고합니다.
게다가 이미 1.87억 달러가 선투자되었고, 5월 22일 샤오미 대형 이벤트에서 Xring O1이 최초 공개될 예정입니다. 과연 이 칩이 어떤 기기부터 탑재될지, 스마트폰일지, 태블릿일지, 전기차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왜 지금, 왜 이렇게 큰 돈을?
지금 중국은 미국의 기술 통제와 수출 규제에 맞서 자국 반도체 기술의 독립성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이미 자체 칩인 기린 시리즈로 돌아왔고, 샤오미는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단순히 스마트폰에만 칩을 탑재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스마트홈, 태블릿, 전기차 등 자사 생태계를 모두 아우를 칩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전략입니다. 이것이 바로 Xring O1의 존재 이유입니다.
실패를 넘어선 도전, Surge S1의 교훈
샤오미의 칩 개발이 처음은 아닙니다. 2017년 출시된 Surge S1은 성능 부족, 발열 문제 등으로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경험은 무용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샤오미는 전력관리칩, 이미지 센서 칩 등 보조 반도체 개발에 집중하며 노하우를 쌓아왔고, 이번 Xring O1은 그 모든 기술력의 집약체라 할 수 있습니다.
퀄컴은 위기인가?
흥미롭게도 퀄컴은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은 “샤오미의 고급 제품에는 여전히 스냅드래곤 칩이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샤오미의 자체 칩이 완전히 스냅드래곤을 대체하는 것이 아닌, 선택적 사용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건, 샤오미가 드디어 칩 독립 국가의 길에 발을 들였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