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흔히 ‘일사불란한 일당 체제’를 바탕으로 정책 집행이 빠르고 효율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중국이 직면한 현실은 다릅니다. 내부적으로는 경제 둔화, 부동산 위기, 청년 실업, 사회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남중국해 갈등, 미국과의 무역 전쟁, 그리고 일대일로(BRI) 사업을 통한 글로벌 야망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중국경제라는 키워드로 표현되는 이 양면적 현실은 단순한 성장 둔화를 넘어선 체제적 시험대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제 둔화와 내부 위기
2024년 기준 중국의 GDP 성장률은 4.7%까지 떨어졌고, 2025년에는 4.5%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하게 중국경제는 부동산 침체, 수출 감소, 내수 위축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습니다.
헝다(에버그란데) 사태를 비롯한 대형 부동산 개발사의 파산은 국민 신뢰를 무너뜨렸습니다. 지방정부는 토지 사용권 판매로 재정을 유지해 왔지만,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재정 수입이 급격히 줄었습니다. IMF에 따르면 지방정부 금융차량(LGFV)의 숨은 부채는 GDP의 53%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는 중국경제의 구조적 불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여기에 청년 실업률 문제까지 겹쳤습니다. 2024년 기준 청년 실업률은 17.1%에 달하며, 매년 1,000만 명이 넘는 졸업생들이 노동시장에 쏟아져 나오지만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합니다. CCP 정부가 보조금과 창업 지원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소에는 역부족입니다.
사회 불평등과 중진국 함정 리스크
중국은 빈곤 탈출을 선언했지만, 농촌과 도시의 소득 격차는 세계 최악 수준입니다. 2022년 기준 농촌 송금액은 510억 달러에 달했지만 이는 격차 해소의 미봉책일 뿐입니다. 농촌-도시 간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중국경제는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사회 복지입니다. 의료·교육·연금 제도는 여전히 취약하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고령화는 노동력 감소와 동시에 사회 지출을 늘리게 만들어 중국경제 전반에 압박을 가합니다.
남중국해와 군사적 긴장
중국은 내부 위기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에서 공격적 행보를 멈추지 않습니다. 2025년 들어서만 필리핀 선박과 충돌, 미국 구축함과 대치하는 사건이 반복되었습니다.
중국은 인공섬 건설과 군사 기지화를 통해 남중국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2025년 국방 예산은 2460억 달러로,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7.2% 증가했습니다. 남중국해를 둘러싼 패권 다툼은 중국이 ‘경제 둔화에도 군사력은 절대 양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내고 있는 것입니다.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도전
트럼프 행정부 이후 이어진 미·중 무역전쟁은 중국경제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RAND 분석에 따르면 매년 0.3~0.6%의 GDP 손실을 입고 있으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광둥성 등 연해 지역에서는 1,6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습니다.
2025년 들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이는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국내 자본과 소비에 더욱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약점을 드러냅니다.
일대일로의 그림자
2013년 시작된 일대일로(BRI)는 중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과시하는 상징적 사업입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액은 약 1조 3천억 달러에 달하지만, 실제로는 부채 폭탄, 수익성 악화, 정치적 반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특히 차관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상대국의 재정 부담을 키우며, 정치적 반발을 불러옵니다. 그러나 일대일로는 CCP 헌법에 명시된 국가 전략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수 없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내부 사회 복지와 외부 확장 사이에서 심각한 자원 배분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중국의 선택: 내부 안정 vs 외부 영향력
중국의 현재는 명백한 ‘양날의 검’입니다.
- 내부적으로는 중국경제의 둔화, 청년 실업, 불평등, 사회 복지 문제 해결이 절실합니다.
- 외부적으로는 남중국해와 일대일로를 통한 패권 확장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국방비와 해외 프로젝트에 과도한 자원이 투입되면서 정작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사회 안정은 뒷전으로 밀려납니다. 이는 CCP가 수십 년간 유지해 온 ‘번영과 정치적 충성의 교환’이라는 사회적 계약을 흔들 수 있습니다.
향후 중국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빛을 감추고 때를 기다린다)’ 전략으로 회귀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내부적으로는 체제 결속을 다지고, 외부적으로는 위세보다 실리를 추구하는 방식입니다.
결론
중국은 지금 내부 위기와 외부 야망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경제 둔화, 청년 실업, 사회 불평등이 악화되고 있고, 외부적으로는 남중국해 군사 활동, 미·중 경쟁, 일대일로 확장을 멈출 수 없습니다.
결국 중국의 미래는 내부 안정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내부 기반이 무너진다면 글로벌 야망은 지속될 수 없으며, 반대로 내부 문제를 무시하면 사회적 반발이 커질 수 있습니다. CCP의 최대 과제는 중국경제와 사회의 균형을 다시 세우는 것이며, 그 균형 없이는 어떠한 패권도 유지될 수 없습니다.